국립아시아문화전당 웹진

'ACC백스테이지 투어'를 가다
















사람들은 때로 무대 뒤를 궁금해 한다. 화려한 공연 이면에 가려져 있는 무대의 뒷모습.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처럼 어쩌면 정말 중요한 것은 무대 뒤에 있는지도 모른다. 한편의 공연을 완성시키기 위해 숨 가쁘게 뛰는 스텝들의 땀방울,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최첨단 기술 장비들, 연습실 대기실 분장실 등 출연자들만의 은밀한 공간들... 공연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감동이 바로 무대 뒤 ‘백스테이지(backstage)’에 있다. 실험적 복합문화공간이라는 타이틀답게 개관 이후 차별화된 공연전시 콘텐츠를 선보여 왔던 ACC의 백스테이지는 어떤 모습일까. ACC를 찾았던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궁금증을 가졌을 ACC의 무대 뒤편이 공개된다. ACC가 겨울철 특별투어프로그램으로 마련한 ‘ACC 백스테이지 투어’. 지난겨울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문을 연 ‘ACC 백스테이지 투어’에서 ACC의 숨겨진 속살을 만난다.




ACC 백스테이지 투어. 1월 9일.
민주평화교류원 방문자센터 집결 모습

전체 진행을 맡은 이애리 해설사

첫 번째 목적지인 ‘예술극장 극장1’ 도착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매주 수요일에 진행되고 있는 ‘ACC 백스테이지 투어’에서는 예술극장과 창제작 스튜디오 등 ACC만의 색다른 콘텐츠가 탄생되는 현장을 직접 둘러보게 된다.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현장 담당자의 생생한 설명과 체험으로 이루어져 매 회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필자는 1월 9일 진행된 ACC 백스테이지 여행길에 동행했다. 집결지는 민주평화교류원 방문자센터.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부터 평소 ACC를 놀이터 삼아 자주 다닌다는 가정주부, 문화예술계 종사자, 신문사 기자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함께 했다. 출발 전 참가자들의 표정에서 특별한 여행이라도 떠나는 듯 설렘과 기대가 느껴졌다. 이애리 해설사의 안내로 찾은 첫 번째 목적지는 예술극장의 극장1. 이곳의 무대기술팀장을 맡고 있는 양필주 팀장이 참가자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여러분이 서계신 이곳은 지하 4층 깊이의 예술극장 극장1입니다. 다른 공연장과 달리 조금 이상하게 생겼죠@f28 객석도 없고 무대도 없고.. 바로 어떤 형태의 공연도 가능한 가변형 블랙박스타입의 공연장입니다. 지금 밟고 있는 바닥은 개별이동이 가능한 모듈인데 모두 스물여덟개로 구성돼 있어요. 때로는 객석이 되기도 하고 무대가 되기도 해요. 지금부터 모듈의 수직이동을 직접 경험해보시겠습니다. 자, 큐!”















① 예술극장1 바닥 모듈의 수직이동 체험 ②빅도어(Big Door) 오픈 장면
③세트배튼 장치 설명하는 양필주 팀장 ④댄스 우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무대감독의 큐 사인과 동시에 모듈이 공중으로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놀이기구 같은 짜릿함은 아니지만 바닥이 움직이는 자체만으로 충분히 신기했다. 최대 6m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마법의 양탄자를 타면 이런 느낌일까. 콘서트,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소화할 수 있는 가변형 공연장이라는 사실이 실감났다. 마법의 양탄자에 이어 ‘열려라 참깨’를 연상케 하는 일명 ‘빅도어(Big Door)’ 오픈도 인상적이었다. 공연장의 빅도어를 열어 무대를 야외로 확장하는 기능이다. 지난해 여름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의 무대이자 ‘ACC 빅도어 시네마’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높은 장벽처럼 보이던 빅도어가 열리며 야외 풍경이 드러나자 참가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오래 묵혀둔 수수께끼를 푼 것처럼, 닫힌 마음이 활짝 열린 것처럼 의외의 쾌감이 있었다. 이 밖에도 조명, 음향 장비를 최대 800kg까지 달 수 있는 세트배튼 장치, 바닥의 충격을 완화하는 댄스 우드, 현장의 작업 시스템 등 예술극장의 숨겨진 영업 비밀을 하나둘 공유하게 되었다. 그저 똑같은 공연장으로 보였던 예술극장이 이전과는 다른 이야기를 건네 오는 듯 했다.




예술극장1 아틀리에 탐방

예술극장1 분장실 탐방

예술극장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




양필주 팀장의 안내로 소품과 장비 보관실, 아틀리에, 대기실, 분장실 등 극장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특히 평상시 ‘관계자 외 출입금지’인, 그래서 더 들어가 보고 싶었던 공간인 ‘분장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런 분장실이 모두 열 곳이 있어요. 보통 공연을 하면 출연자만 해도 백 명, 이백 명이 넘기 때문에.. 거울에 무대 조명이 달려있어서 이 조명 아래에서 분장을 하죠. 자, 조명을 한번 켜드릴 테니까 배우들처럼 포토타임을 가져보세요. 쑥스러워 하지 마시고요..^^”


양필주 팀장이 참가자들의 마음을 짐작한 듯 친절하게 조명까지 켜주며 포토타임을 마련해주었다. 무대에 오르기 전 출연자들은 이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낼까. 어떤 이야기가 오고갈까..공연을 앞둔 출연자들의 눈물겨운 열정, 스텝들의 분주함.. 한편의 공연을 올리기 위한 수많은 이들의 치열한 노력이 오롯이 전해지는 듯 했다.







ACC 백스테이지 투어의 마지막 여정은 문화창조원에 자리한 창제작센터(ACT 스튜디오)다. 예술의 창의성과 테크놀로지를 융합하여 새로운 문화예술콘텐츠를 만들어가는 ACC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2015년 초대형 미디어아트 작품인 ‘테스트 패턴’을 시작으로 김치앤칩스의 ‘라이트 베리어’, 박종우 작가의 ‘아시아의 초상’ 등의 작품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ACT기획팀 안재영 대리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창제작센터 곳곳을 살펴보았다. 첨단 기계조형 장비, AV, VR, 3D프린터 등 원하는 모든 기술구현이 가능한 스튜디오가 모두 세 곳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 조형실에서 진행됐던 3D프린터 시연 장면은 무척 놀라웠다. 바이올린 모형도, 로봇도, 컵도 만들어낸다. 말 그대로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공간이다. 예술가와 창작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볼만한 경계 없는 창작활동이 바로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창제작센터 소개하는 안재영 대리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바이올린 모형




예술극장부터 창제작센터까지 ACC의 가려진 무대 뒤 풍경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ACC 백스테이지 투어. 1시간 남짓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ACC와의 거리를 좁히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한 구절처럼 앞으로 ACC의 어떤 작품을 만나던 남과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같은 비밀을 공유한 사람만의 우정 어린 시선으로...

신은서(단국대 동양화과)

“무대 위의 공연만 봤을 때는 전혀 알지 못했던 부분을 무대 뒤에서 직접 볼 수 있어서 정말 흥미롭고 인상 깊었어요.
앞으로 공연을 볼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김민경(전남대 조소과)

“미래의 예비 작가로서 작가님들이 실제로 어떻게 작품 활동을 하는지 직접 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고 느낄 수 있어서 더 가슴 깊이 다가온 것 같아요.”

누군가를 깊이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무대 뒤’를 아는 일이 아닐까. ACC와 더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방법, ACC 백스테이지 투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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