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 웹진

무더위를 잊게 할 빛의 유혹, 「야광(夜光)전당」 여름밤, 빛의 환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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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턱 막힐 정도로 더운 날이다. 밖으로 한 발자국만 내딛어도 뜨거운 직사광선에 타들어 갈 것만 같다. 장마를 뒤따라 온 열대야에 해가 져도 집안이 밖보다 오히려 더 뜨겁다. 그에 이른 저녁 어디라도 나가고 싶다면 처서가 지나 불기 시작할 밤바람을 몰고 산책하기 좋은 이곳을 추천해드리고 싶다.

ACC는 8월 중순 외부공간에 다양한 미디어아트 창제작을 전시하여 시민들을 위한 야간문화광장으로 탈바꿈을 했다. 이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여 [달빛이 그린 평화]라는 이름으로 전당 일대에 미디어파사드 창제작 영상 5편, 미디어아트 커미션 작품 4편, 경관조명 3편으로 총 12편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3차례로 나눠 전시한다. 마치 야외 미술관이 야간개장한 느낌이다. 어두워지고서야 모습을 드러내는 작품들의 황홀한 자태가 밤에 몸 둘 곳을 찾아 방황하는 시민들을 끌어당길 만하다. 연말까지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1차, 2차, 3차에 나눠서 전시 작품이 달라지므로 때마다 재방문하면 이 흥미로운 전시를 알차게 모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움직이고 뛰어놀 수도 있고,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도 있다.



요정을 만날 것 같은 동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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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물방울] 조명

5·18 민주광장에서 어린이문화원으로 가는 계단을 내려가자 서서히 드러나는 뜰의 전경에 눈이 커지고 탄성이 나온다. 큰 그늘을 가진 나무 아래로 옹기종기 모여 서 있는 스마트 LED 물방울 조명들과 나뭇가지에 반딧불처럼 빛을 발하는 유리병 조명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물방울] 조명은 터치하면 색이 변하지만 가만두어도 몇 초에 한 번씩 파랑, 빨강, 초록, 핑크로 색을 갈아입어 변신하니 눈길이 절로 고정된다. 물방울에 시선이 익숙해지면 어느새 나무에 매달린 예쁜 병들이 보인다. 내부에 종이에 적힌 글자가 뭔가 읽어보려 발끝을 세워보기도 했다. [I STORY YOU] 시민참여프로그램으로 300명 시민이 적어준 소원과 메시지를 병 안에 품은 [반딧불] 조명들이다. LED 유리병은 낮에 태양광으로 충전되기 때문에 태풍 때문에 철거한 후 추후 더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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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극장 위 [가든 레이저]


어린이문화원을 뒤로하고 산책을 하다 보면 예술극장에 다다르는데 그 옥상 대나무 정원에 조명기구를 활용해 RGB 반딧불을 만들었다. [가든 레이저]는 건물 옆면에서 반짝이는 정경을 올려다볼 수가 있다. 필자가 간 날 마침 예술극장에서 빅도어 시네마가 상영 중이라 영향이 미칠까 [가든 레이저] 불을 꺼놓았다고 하는데 평소 전시 운영 시에는 상시 점등된다고 한다.



다른 세상 위에 선 기분.
미디어파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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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겸 작 [꽃과 나비의 향연] , 쟝샤오타오(Zhang Xiaotao) 작 [삼천세계],
출처 ㅣ 한국관광공사 SNS 기자단

「야광전당」 1차 전시 중 가장 환상적이었던 ACC 5번 출입구 인근부터 문화창조원 입구까지 이어지는 바닥형 미디어파사드를 꼭 보셨으면 한다. 전당의 식물들에서 영감을 얻은 미디어파사드 [사계]는 전당의 대표 수목 느티나무와 5·18민주화운동 상징인 이팝나무, ACC 인근에 자리해 5·18민주화운동을 지켜본 회화나무 등을 그래픽 영상으로 표현해 ACC의 봄·여름·가을·겨울을 보여준다. 미디어아티스트 김창겸 작가의 [꽃과 나비의 향연]과 쟝샤오타오(Zhang Xiaotao) 작가의 [삼천세계]도 같이 상영되는데 발밑을 보며 그 위를 걸으면 다른 세상 위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특히 [사계] 중 눈 쌓인 겨울 작품 위를 걸으면 진짜 눈밭에 선 것처럼 걸어온 자신의 걸음대로 발자국이 바닥에 나타난다. 시간을 잘 맞춘다면 그 환상적인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 것이다.



위로를 주는 폭신한 곰과 자라나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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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빈 작 [피스 베어(PEACE B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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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수 작 [영원으로, To Eter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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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포레스트]


2차 전시는 오는 9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시민과 함께하는 평화'라는 콘셉트로 펼쳐진다. 캐릭터에 공기를 주입한 대형 이동 가능한 베어브릭 설치 작품으로 유명한 임지빈 작가의 [피스 베어(PEACE BEAR)]란 품이 넉넉한 곰도 만날 수 있고, AI 중심도시로 발돋움하는 광주의 비전을 담은 하준수 작가의 인공지능(AI) 미디어파사드 [영원으로, To Eternity], 사람들의 그림자에 반응하여 숲이 만들어지는 인터렉티브 미디어파사드 [힐링포레스트]가 전시된다.



달달 무슨 달?
‘평화의 달’에 비는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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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수, 강병인 작 [평화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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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르윈 작 [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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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점수 작 [HERE]


10월 말부터 11월에는 ‘달빛이 그린 평화’라는 주제로 추석을 맞아 애드벌룬으로 제작한 지름 12M의 달을 하늘마당에 띄우고 평화의 메시지를 미디어아트 영상으로 투사한다. 이 [평화의 달]은 평화 메시지를 적은 ‘손글씨/캘리그래피’를 시민 공모전으로 수집하여 캘리그라피트스 강병인 작가의 글과 함께 영상작업을 통해 상영된다. 또 미국의 유명 미디어아티스트 젠 르윈(Jen Lewin)의 [빛의 연못(Pool)]은 역동적인 사진만 봐도 신날 것 같아 기대를 하며 재방문을 다짐하게 만든다. 나점수 작가의 [HERE]는 응시라는 시선으로 현실의 사태를 이성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작품으로 대형 조형물이며 영상도 같이 볼 수 있다.
조명이 켜지는 시간은 하절기에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동절기에 7시부터 10시까지다. 저녁이 되면 아이들 챙기기 바쁜 엄마로 살다 보니 야간 전시를 보기 위해 나간 날, 정말 오랜만의 밤 외출에 설레었다. ACC의 대부분의 건물들이 메탈로 이루어져 밤에 보면 더 차갑고 삭막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거기에 빛을 이용한 작품들로 치장해 주니 생명을 불어넣은 것처럼 역동적인 밤 풍경이 되었다. 때문에 번쩍번쩍 이 프로젝트 이름이 「야광(夜光)전당」인 것 같다. 또한 주말이면 시민들이 야간에도 즐길 수 있는 볼거리, 즐길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있으니 더불어 같이 즐길 수도 있다. 아래 전당 도면과 전시 일정표를 참고하여 꼭 방문해 여름밤 빛의 유혹에 빠져보시길 바란다.




  • 글. 김옥수 mono755@daum.net
    사진. 황인호 photoneverdie@naver.com
    ACC 홈페이지 제공


    20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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