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 웹진

2020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 신곡 온라인 발표 ‘대면’ 과 ‘비대면’ 사이를 잇다


#A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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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두기의 간격, 기술로 잇다.



여기 남색 한복을 입은 지휘자가 있습니다. 그가 팔을 들어 움직이자 꽹과리가 시작을 알리고 이어 미얀마의 현악기 사웅이 부드럽게 울립니다. 대금이 길게 숨을 쉽니다. 37여 명의 아시아 전통악기 연주자들이 모였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해외의 음악가들이 어떻게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을까요? 2주 자가격리는 꼼꼼히 마친 거냐구요??

올해는 색다른 공연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빈 객석을 향해 혼신의 연주를 하는 연주자, 화면에 띄워진 전시 작품들과 수상작, 화면 속에 모여 박수를 치는 관객들... 공연장의 울림을 놓지 않기 위해 다양한 기술들을 시도하고 징검다리 좌석과 비대면 공연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공연의 연주자들도 직접 한자리에 모인 것이 아닙니다. 17명의 한국 전통악기 연주자들 사이에 배치된 20개의 초록색 화면이 이내 알록달록 고운 전통의상을 입은 아시아 10개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20명의 연주자들로 바뀝니다.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주1)]는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하여 한국 측의 제안으로 결성된 오케스트라(총 11개국)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매년 개최되었던 아시아 전통음악인들의 워크숍과 공연이 취소되며 현재 예술계가 총체적인 어려움에 있듯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의 활동 또한 난관에 부딪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국제교류 사업의 통로를 잇기 위해 비대면 워크숍을 진행하였으며 더불어 예술적 역량 확대를 위해 신곡 발표를 계획하고 비대면 연주 영상을 제작하였습니다. 37여 명의 연주자가 한 자리에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비대면 워크숍, 음원 녹음 및 영상 촬영의 과정을 거치고 영상 기술을 접목하여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 모여 연주하는 듯한 모습을 구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색다른 공연은 2020년 어려움에 처한 아시아 연대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한 노력입니다.


- 아시아의 평화, 화합, 상생을 위하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의 선율을 기반으로 아시아의 평화, 화합, 상생의 주제를 담은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의 신곡 세 편을 10월부터 12월까지 매월 한 곡씩 세 차례에 걸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였습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를 필두로 지난 십여 년 동안 아시아전통음악커뮤니티 운영을 통해 아시아 전통음악의 보존 및 발굴, 아시아 전통음악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전 지구적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마음과 아시아의 평화, 화합, 상생의 주제를 담은 새로운 곡을 작곡하였습니다.



1. 코로나19 극복 기원- 「One Under the Same Sky」, 작곡 삼앙삼, 캄보디아, 2020.10.21.공개



아시아의 악기들은 서양의 악기처럼 음정을 기반으로 하는 악기들이 아닙니다. 리듬과 고유의 음색을 기반으로 하는 아시아의 악기들이 모여 오케스트라를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텐데요. 아시아 11개국의 화려한 전통의상과 악기가 모인 것을 보니 이 사뭇 낯선 화면에서 개성 넘치는 악기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낼지 조금은 의아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내 놀라고 말았습니다. 어쩜 이리 다르고도 닮았을까요? 파탈라(미얀마), 로닛 아이크(캄보디아), 라낫 윽(태국), 감방(인도네시아)은 살짝 다르게 만든 대나무 실로폰 같은 느낌입니다. 또 얼후(싱가포르), 사우오우(태국), 트롤 싸오 토치(캄보디아)와 해금도 생김이 꼭 닮았네요. 이렇게 악기들이 ‘다르지만 묘하게 닮은’ 것은 아시아의 가지가 가까운 뿌리에서 나온 이유이겠지요?
「One Under the Same Sky」라는 제목처럼 아시아의 전통악기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연주에서 삼앙삼 작곡가의 [평화, 번영, 사람, 화합, 공존]이라는 주제가 가슴 벅차게 전해집니다. 게다가 20개의 화면은 중간중간 흐르는 구름으로, 떨어지는 꽃잎으로, 푸른 물결로, 초록 숲과 넘실대는 바다 등으로 변화합니다. 이번 공연은 소리만이 아닌 영상을 감상하는 재미도 느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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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5주년 기념- 「빛의 아시아」, 작곡 박위철, 한국, 2020.11.25.공개



「빛의 아시아」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 5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하는 곡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물의 디자인 콘셉트인 ‘빛의 숲’에서 그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도입부에서는 한국적인 선율로 시작된 힘찬 연주에 단탐쌉럭(베트남), 단보우(베트남) 등의 현악기가 살포시 포개지고 켄당(인도네시아), 겐당라빅(브루나이), 르바나(말레이시아) 등의 타악기가 리듬을 보탭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감부스(말레이시아), 반두리아(필리핀), 카찹피(라오스) 등의 현악기가 만들어내는 애잔하고 서정적인 선율에서 아시아인들의 순수하고 진실한 삶의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이어 마지막 부분에서 한국의 사물악기로 시작한 힘찬 연주, 각국의 멋진 타악 솔로와 함께 템포도 빨라지고 힘이 있는 선율로 바뀝니다. 이 악장에는 아시아인들이 힘을 모아 하나 되어 밝고 희망찬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고 합니다. ‘빛의 숲’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인의 따스함이 어린 이야기가 담긴 듯한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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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말레이시아 수교 60주년 기념- 「Pencak Bersulam」, 작곡 모하메드 야지드 빈 자카리아, 말레이시아, 2020.12.23.공개



「Pencak Bersulam」은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의 강한 연대뿐 아니라 따뜻하고 우애 깊은 우정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곡입니다. 실랏이라는 전통 무술의 호신술 중 하나인 '펜칵(Pencak)'은 오늘날의 평화를 위해 피와 눈물을 바친 전사들이 선물한 자유를 뜻한다고 합니다.
강하고, 굵고, 빠른 오프닝, 현악기와 타악기, 관악기가 어우러지는 신나는 멜로디, 기하학적인 무늬가 빠르게 흐르는 화면, 「Pencak Bersulam」은 한-아세안 간의 평화와 조화는 물론, 흥과 열정을 담고 있습니다. 또 이는 지난 60년 동안 지속해온 말레이시아와 한국 사이의 진심 어린 유대를 기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특히 후반부 타악기들의 흥이 넘치는 연주는 서양의 오케스트라에서 맛볼 수 없는 기운을 듬뿍 느끼게 하는 힘 있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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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자유롭게 오가며 살게 될 것이라는 핑크빛 미래가 뜻하지 않은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돌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타인과 접촉하는 방식에 있어 공간을 ‘함께하는 것’과 ‘함께하지 않는 것’은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것일까요? ‘대면’과 ‘비대면’에도 황금비율이 있으며 그것을 찾아야 할 때일까요? 2020년을 휩쓸어버린 적잖이 당황스러운 이 우연의 역사는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에게 답을 요구하고 있는 듯합니다. 모두들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는 시절입니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연대의 끈을 살피고 놓지 않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함께 이어지기 위한 노력, 하나로 어우러지는 아름다움,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주는 커다란 울림에서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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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박나나 tonana@hanmail.net
    링크. 유튜브 채널 A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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