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 웹진

일상을 디자인하는 따뜻한 시선 디자이너 문경나


레지던스

디자이너 문경나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시각정보디자인과 석사졸업 후 인쇄출판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일러스트와 종이를 기반으로 아이디어 상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현재는 디자인스튜디오 포렛을 열어 자신만의 감성이 반영된 작업을 하고 있다.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기계화된 공장들은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했다. 대부분의 일상용품은 단순하게 규격화되어 공장에서 제작되었고 사람들은 그렇게 규격화된 공장 제품 사용에 익숙해졌다. 그에 따라 가내수공업에 의존하던 작은 가게들은 점점 경쟁력을 잃었다. 각자의 체격에 맞게 옷이나 신발을 만들어주던 가게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디지털 매체와 기술의 발달에 따라 최근에는 소량생산된 제품들이 다시 대중에게 주목받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인터넷은 수공예품부터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소량생산된 각종 제품들이 유통되는 공간이 되고 있다.

문경나 디자이너도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쇼핑몰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그가 제작한 에코백, 노트, 엽서, 스티커, 핸드폰 케이스 등이 판매되고 있고, 노트만들기를 체험하는 원데이 클래스도 상품으로 올라와 있다. 그의 상품들은 일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인데, 상품마다 새겨진 이미지들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마티스나 호크니를 연상시키는 단순한 형태, 평면적인 표현, 따뜻한 색조 때문이리라. 이렇게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은 그가 제작한 ‘작품’에서 출발했다. 그의 작업과정을 살펴보면 그의 상품에 어떤 의미가 깔려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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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무등산 팝업카드> 150 x 100mm / paper / 2016


어릴 적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문경나 디자이너는 자연스럽게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각정보디자인을 전공하게 되었다. 더구나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어머니 덕분에 일찌감치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대학원 졸업 후에 인쇄출판쪽 일을 하면서 자기만의 길을 모색했는데, 그 과정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 <무등산 팝업카드>다(사진1). 광주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로서 지역을 홍보할 만한 디자인 상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소재가 국립공원 무등산이었다. 무등산의 대표적인 모습인 주상절리대와 털조장나무, 수달 같은 무등산의 깃대종을 단순한 이미지로 디자인하여 팝업카드로 만들었다. 이 작품은 광주인쇄소공인특화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약500개를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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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양림동 팝업지도-온더맵> 420 x 297mm / paper / 2017


<양림동 팝업지도-온더맵>은 팝업 형식을 더욱 발전시킨 작품이다(사진2). 평면적인 관광지도를 보다 입체감 있는 형태로 개발한 이 작품은 근대문화유산이 산재한 광주 양림동의 이미지를 담아낸 것이다. <양림동 팝업지도-온더맵>은 종이를 펼치면 양림동 지역의 주요 근대건축물이 입체적으로 세워지도록 만들어졌다. 유명한 펭귄마을과 이장우 가옥을 비롯해 구 수피아여학교의 수피아홀, 커티스메모리얼홀, 윈스브로우홀 그리고 오웬기념각, 우일선 선교사 사택, 사직전망타워 등이 있는 팝업지도를 보면서 사람들은 간접적으로 건축투어를 하게 된다. 그리고 팝업지도와 함께 미니어처 만들기도 세트상품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층 더 입체감 넘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문경나 디자이너는 팝업지도와 미니어처를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두께의 종이로 실험을 거듭했다고 한다. 이 팝업지도와 미니어처 역시 광주인쇄소공인특화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제작되었고,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도 전시되어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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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휴식일러스트> 210 x 297mm / Digital Illustration / 2018


문경나 디자이너는 2018년에 네이버파트너스퀘어 광주 아틀리에 입주작가로 선정되어 6개월 동안 개인작업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휴식일러스트>는 아틀리에 입주시기에 작업한 결과물로 오픈스튜디오에서 전시된 작품이다(사진3). 앞에 소개한 팝업 형식의 작품들이 공공적인 주제를 다루었다면 이 일러스트레이션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업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에 주목하였는데, 일상적인 감정들이 평범하지만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일상적인 감정들이 가장 잘 드러나는 때가 ‘휴식 시간’이라고 보았다. 그는 휴식을 취하는 자신의 모습과 자신에게 휴식을 주는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책을 보거나 차를 마시기도 하고, 베개에 기대어 멍하게 누워 있거나, 편안하게 발을 뻗고 핸드폰을 하는 모습 그리고 좋아하는 꽃과 음료수의 이미지가 그런 것들이다. 이 작품의 이미지는 핸드폰 케이스, 엽서, 포스터 등으로 제작되어 온라인 사이트에서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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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필름드로잉 프로젝트> 210 x 297mm / Film Photography, Digital Illustration / 2019


네이버파트너스퀘어 광주 아틀리에 입주작가 생활을 마친 문경나 디자이너는 디자인스튜디오 포렛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자기만의 디자인을 추구하였다. 타블렛 같은 디지털 장비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면서도 아날로그적 감성이 묻어나는 이미지에 주목하였는데, 무엇보다 지금은 골동품처럼 취급 받는 필름 카메라와 필름 사진들이 그의 감성을 자극했다. 디지털 카메라는 촬영 즉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굉장히 편리하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는 촬영 후 필름 현상과 인화 과정을 거쳐야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디지털 사진에 비하여 필름 사진은 작업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사진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기다림의 시간을 거친 후에 받는 사진은 다시 한 번 촬영 당시를 추억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는 이런 필름 사진들을 이용하여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제작하였다. <필름드로잉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일러스트레이션 연작은 노트 제작에도 이용되었다(사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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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실내에서 바라본 풍경> 210 x 297mm / Digital Illustration / 2019


평범한 일상의 한 순간을 긍정적인 느낌으로 잡아내는 방식은 문경나 디자이너의 작업 특징이다. 앞에서 소개한 <휴식일러스트>처럼 <실내에서 바라본 풍경>도 그런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사진5). 넓은 야외에서 풍경을 바라보는 것보다 실내에서 창문을 통해 바깥 풍경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아늑한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햇빛이 비치는 창문 너머의 경치, 도란도란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탁자 위에 놓인 화병은 평온하고 아름다운 일상의 단면을 보여준다. 종종 가는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보았던 이런 풍경은 그에게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주는 것이다.

문경나 디자이너는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ACC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시아 지역의 도자기에 나타난 다양한 그래픽을 연구하고, 이를 활용하는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이다.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옛 도자기의 이미지나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제작하는 방식인데, 나중에 디자인 상품으로도 개발할 생각이다. 이 밖에도 그는 영상과 인터렉티브아트 같은 작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제까지 주로 시각디자인만 배우고 일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중이다. 그의 경험이 넓어질수록 감성도 풍부해질 것이다.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의 감성에 새로운 경험이 더해진다면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 궁금하다.

  • . 백종옥 icezug@hanmail.net
  • 사진. 문경나 forusm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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