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 웹진

2019 ACC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성과를 돌아보며 ACC 레지던스 프로그램, 어떻게 운영되나?


레지던스

ACC에서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각종 전시회와 음악회를 비롯해 공연, 페스티벌, 영화 상영 등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어린이, 학생, 시민, 전문가 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체험 프로그램들과 워크샵, 포럼 같은 행사들도 자주 개최된다. 이렇게 다종다양한 행사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려면 많은 예술인, 기술자, 연구자, 전문가 들과 행정인력 등이 ACC라는 무대 안팎에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게다가 국제적인 행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ACC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가며 교류하는 네크워킹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인들이 모일 수 있는 이유는 ACC에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ACC라는 국제적인 무대를 만드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독자들에게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소개하려고 한다. 특히 지난 2019년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그 성과와 개선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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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스 프로그램 - Talk, Act Festiva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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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스 프로그램 쇼케이스 - 문준용 <그림자 증강현실 테스트(가제)>

2019년 ACC 레지던스 프로그램(ACC_R)은 약 24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었고, 총 15종의 세부 프로그램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뉘어 운영되었다. 여기에 참여한 예술인, 연구자, 전문가 들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총 30개국에서 온 168명이었다. 보통 2~4개월 정도 진행되는 세부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먼저 창제작자 분야가 눈에 띈다. 이 분야엔 예술과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크리에이터스(Creators)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크리에이터스인랩(Creators in lab)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한국, 미국, 영국, 이탈리아, 타이완, 일본 출신의 예술가들이 여기에 참여하여 쇼케이스를 통해 작품을 발표하였다. 또 지난해 여름 개최된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축제인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에 참여한 예술가들도 크리에이터스 프로그램에 함께 했다. 그리고 음악, 연극 등 공연 창제작과 관련된 씨어터(Theater) 프로그램이 있는데, 여기에는 연출가, 감독, 배우, 무대와 의상 디자이너 등이 참여하여 결과물로 공연을 보여주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과 ACC 월드뮤직페스티벌 아티스트들이 교류하며 실험적인 음악을 제작하고 협업하는 월드뮤직페스티벌 프로그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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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어터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The Hum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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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어터 월드뮤직페스티벌 프로그램 - 푸랏&둘다

다음으로는 기획자 분야의 미디에이터(Mediator)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로 미래지향적인 콘텐츠를 기획하는 이들을 선발했는데, 주로 전시 기획자 또는 공공예술 프로젝트 기획자가 참여하였다. 그리고 디자이너, 공예가 분야의 ACC문화상품 프로그램이 있다. 디자이너, 공예가들이 참여하여 아시아성이 담긴 문화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프로그램의 결과물로는 패턴을 비롯해 컵, 파우치, 스카프 등 실생활에 사용 가능한 다양한 문화상품이 전시되었다. 또한 학술자료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자 분야의 펠로우(Fellow) 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엔 인문, 사회, 문화 관련 주제들을 연구하는 학자, 이론가 들이 참여하였다. 이 분야만 창제작이 아닌 연구 중심이기 때문에 결과물로 연구논문과 연구결과 발표 행사를 가졌다. 이렇게 7개의 세부 프로그램에 총 60명이 참여했다. 그중 크리에이터스인랩 프로그램이 17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였고, 9명이 참여한 ACC문화상품 프로그램에는 약 2억 3000만원의 사업비가 사용되어 예산 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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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문화상품 프로그램 전시회 <창작자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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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문화상품 프로그램 – 계정권 <스카프_大利 캐릭터>

물론 레지던스 프로그램 전체로 보면 디자이너, 공예가 분야의 ACC문화상품 프로그램보다 예산을 더 많이 사용한 분야가 있다. 대형 공연물 제작의 기초 단계 수행을 위해 마련된 전략콘텐츠 R&D 분야가 그것이다. 이 분야의 두 공연 프로그램 <무사, 불멸의 영웅들>과 <나는 광주에 없었다>에는 연출가, 기술감독, 제작감독, 무대, 영상, 조명, 의상, 음향 관련 디자이너 등 총 23명(각각 15명, 8명)이 참여하였고, 예산은 각각 3억 6600만원과 2억 5400만원으로 총 6억 2000만원이 사용되었다. ACC의 킬러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준비작업의 성격 때문에 이 두 공연 프로그램에는 모두 우리나라 예술인들이 참여하였다. <무사, 불멸의 영웅들>은 쇼케이스와 다큐멘터리를 선보였고, 지난해 12월 최종 결과물로 공연을 마련했다. 이 공연은 아시아 신화의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화려한 무술, 곡예, 춤 등으로 서사적인 넌버벌 퍼포먼스(non-verval performance, 비언어적 공연)를 선보여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 창제작 공연인 <나는 광주에 없었다> 역시 쇼케이스와 다큐멘터리를 선보였고, 최종 결과물로 올해 5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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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프로그램 <무사, 불멸의 영웅들> 2019. 04. 17 쇼케이스 ⓒACI BHT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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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프로그램 <나는 광주에 없었다>

이외에도 아시아커뮤니티 분야가 있다. 무용, 전통음악, 창작공간, 스토리, 아시아문학, 라익스아카데미(Rijksakademie)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장르의 예술인들이 교류하고 협업하였는데, 하반기에만 총 85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하였다. 그중 전통음악 프로그램이 56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했다. 여기에 참여한 예술인들은 해외 공연 외에도 지난해 ACC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문화장관회의 기념행사와 연계된 공연을 하였다. 예산 면에서는 아시아문학 프로그램이 1억 100만원을 사용하여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는데, 이 예산은 주로 아시아문학포럼에서 덴마크 오딘극단과 국내 배우들이 교류하는 창제작 워크숍 진행을 위해 쓰였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라익스아카데미이다. 이것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예술교육기관인 라익스아카데미가 ACC와 협력, 교류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1차년도에 참여 예술가들이 ACC에서 연구조사 기간을 가진 다음, 2차년도에는 라익스아카데미에서 본격적인 작품 제작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헝가리, 네덜란드, 스페인, 대만, 중국, 방글라데시, 한국 출신의 예술가 8명이 선발되어 ACC에서 머무르며 작업을 진행했고 결과물로 오픈스튜디오를 개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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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커뮤니티 2019. 10. 26 안무가랩 쇼케이스ⓒACI BHT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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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커뮤니티 -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

지금까지 2019년 ACC에서 운영했던 여러 분야의 레지던스 프로그램들을 살펴보았다. ACC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세계 각국의 예술인들을 초청하여 교류, 협력하도록 만든다. 이는 국제적인 예술인들에게 창제작 활동 무대를 제공하고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고 ACC의 비전에 어울린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도 있다. 예를 들어 한정된 예산으로 너무 많은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소액다건 방식이 되기 쉽다. 소액다건 방식은 참여 인원수나 사업의 개수가 많기 때문에 결과보고서의 수치상 사업 성과가 높은 것으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예술 활동은 양적인 면보다 질적인 면이 더 중요하다. 각 세부 프로그램의 질적인 면을 높이기 위해선 프로그램 수를 늘리는 데 신중해야 하고,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들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질적인 문제는 각 세부 프로그램의 예술인 입주 기간과도 관련이 있다. 현재의 입주 기간은 약 2~4개월인데, 이 기간보다는 더 늘려야 한다. 특히 창제작의 경우엔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창제작을 위한 작업 시설, 작품 제작비, 숙소 등에 대해 보다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확충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ACC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더욱 발전하여 국제적으로 주목받게 된다면, ACC는 세계 문화예술인들이 선망하는 꿈의 무대가 되리라고 본다. ACC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재삼재사 강조하고 싶다.

  • . 백종옥 icezug@hanmail.net
  • 사진. AC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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