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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도교 문화 대만인이 신과 대화하는 방법 : 즈쟈오


아시아문화연구소

우리는 어려움에 닥쳤을 때 해답을 얻기 위해 예수님, 부처님, 천지신명, 조상님, 역술인 등등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한다. 닐 도널드 월쉬가 1995년에 출간한 《신과 나눈 이야기》(Conversations with God)에 따르면, 눈을 열고 귀를 기울인다면 신은 노랫말, 신문기사, 영화 등등 모든 장치를 동원하여 우리에게 답을 해준다고 한다. 이렇게 신은 항상 우리의 질문에 대답해주지만, 정작 신의 대답을 들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대만의 도교문화에는 신에게 질문하면 바로바로 ‘예’ ‘아니오’로 답해주는 흥미로운 의식이 있다. 즈쟈오(擲筊)이다. 즈가오(擲筶), 즈베이(擲杯), 대만 말로 바베이(跋杯)라고도 하는 즈쟈오는 점을 치는 의식인데 중국인과 화교들의 민간신앙으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즈쟈오에 사용되는 쟈오베이(筊杯)는 점을 치는 도구로서 천지신명의 뜻이나 지시를 알려준다. 보통 나무로 제작을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쟈오베이는 두 짝이 한 쌍이다. 반달에 가까운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는데 볼록 튀어나온 부분을 음면(陰面) 또는 뒤쪽이라고 하며, 평평한 부분을 양면(陽面) 또는 앞쪽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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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오베이 (筊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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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앞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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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면(뒷면)

쟈오베이 한 쌍을 던져서 신들의 뜻을 점치는데, 그 크기는 손바닥을 감쌀 수 있는 적당한 크기를 원칙으로 하나, 특별히 제작된 큰 사이즈도 있는데 일단 신께 마음에 드신 지를 미리 여쭈고 사용해야 하며 보통 절이나 사당의 중요한 사안을 여쭐 때 사용한다. 보통 도교 사당의 신상(神像) 앞에 한 쌍에서 여러 쌍의 쟈오베이가 있는데, 불교 사당에도 있는 경우가 있다.
쟈오베이 한 쌍을 던져서 신들의 뜻을 점치는데, 크기는 손바닥으로 감쌀 수 있는 정도가 원칙이나 특별히 제작된 큰 사이즈도 있다. 보통 도교 사당의 신상(神像) 앞에 한 쌍에서 여러 쌍의 쟈오베이가 있는데, 불교 사당에도 있는 경우가 있다. 쟈오베이를 사용하기 전에는 신께 마음에 드시는지 미리 뜻을 구해야 한다. 그 절차는 절이나 사당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향로에 향을 꽂고 쟈오베이로 점을 친 후 제비를 뽑는다. 우선 사당의 오른쪽 문을 통해서 들어가면 보통 세 개의 향을 받는데 향 에 모두 불을 붙이고 본인이 사는 곳과 이름, 생년월일, 소원을 마음으로 빈 다음, 세번 절(三個頭) 하고 사원 내의 향로에 하나씩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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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과 향로

도교 신자들은 향의 불빛이 4차원의 공간을 통과하여 신에게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일종의 안테나처럼 신과의 소통을 원활 하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간과 신의 소통은 염력(念力)에 의해 좌우되는데, 염력은 개인의 신앙심에서 나오는 전파가 4차원의 영적 공간에 도달하여 신께 전달되게 한다. 만약 기도자가 발사하는 염력이 약하면 신이 이를 감지할 수 없으므로 향을 피워 염력을 강하게 하여 신과 소통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도교는 다신(多神)을 섬기기 때문에 평상시에 섬기는 신이 있다면 굳이 향을 피우지 않아도 염력이 충분하나, 만약 처음으로 기도를 드리는 신일 경우에는 그 신과의 소통이 원활하도록 향을 피울 것을 독려한다.

세 개의 향(三炷香)은 각각 계향(戒香), 정향(定香), 혜향(慧香)으로 악습과 망념을 버리고(계향),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면(정향), 지혜가 생겨 신의 뜻을 잘 이해하게 된다(혜향)는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향을 피우고 꽂을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신의 역량이 기도자의 왼쪽으로 들어와서 오른쪽으로 나가므로 나 자신을 위한 기도는 왼손으로, 신에게 감사의 뜻을 표할 때나 다른 사람이나 단체를 위한 소원을 빌 때는 오른손으로 향을 꽂는다. 또한 향로는 신이 출입하는 곳이자 신의 능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곳이므로, 향을 꽂을 때는 향로 위의 열기를 느끼면서 기도하는 사람이 직접 꽂아야 한다. 향을 꽂은 다음에는 존경과 예를 갖춰서 신께 절을 하 고, 신상 앞에 향로가 있으면 왼손으로 쟈오베이를 들고 향로 위에 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린다. 그다음에는 이전에 사용한 사람의 기를 연기를 쐬어서 깨끗이 씻은(洗筊) 후 정결한 마음으로 신께 뜻을 구한다. 향불은 향을 흔들어서 꺼야 하며, 절대 입으로 불어서 끄면 안 된다.

즈쟈오를 할 때는 무릎을 꿇거나 서서 해도 무방하다. 쟈오베이를 손바닥 가운데로 잘 모은 다음 마음속으로 이름, 주소, 생년월일, 기도 내용 등을 자세히 신께 고하고 나서 평면이 위쪽으로 향하게 나비 모양으로 손바닥에 편 상태로 눈썹 높이로 올린 후 살짝 위 쪽 허공을 향해 던진다. 이때 바닥을 향해 팽개치듯 던져서는 안 된다. 신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쟈오베이가 뒤집어진 모양에 따라 그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앞뒷면이 나오면, 성베이(聖杯)라고 한다. 신이 승낙 동의를 했다, 일이 순리적으로 잘 풀린다는 의미이다. 만약 간절히 구하는 일이 상당히 신중한 일일 경우에는 연속으로 3번 이상 성베이가 나왔을 때만 신께서 동의했다고 간주한다. 모두 앞면이 나왔을 때는 샤오베이(笑杯)라고 하는데, 신이 웃었다는 뜻이다. 동의할지 말지 아직 결정을 안 했다, 일을 진행해도 상황이 불분명하다는 의미로, 다시 한 번 더 신께 여쭤보든지 아니면 더 상세하게 바라는 바를 아뢰어야 한다. 모두 뒷면이 나올 경우는 인베이(陰杯)라고 한다. 신이 동의하지 않았다, 혹은 하는 일이 순조롭지 못할 것을 나타낸다. 샤오베이와 마찬가지로 신께 더 정확한 답변을 구하기 위해서는 더 상세한 질문을 준비해서 차근차근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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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쟈오(擲筊) 결과 / 성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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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쟈오(擲筊) 결과 / 샤오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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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쟈오(擲筊) 결과 / 인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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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쟈오(擲筊) 결과 / 리베이

또 다른 특별한 형태로 한 쪽 혹은 두 쪽 모두 서 있는 리베이(立杯)가 있다. 이는 신이 특별히 전해줄 말이 있다는 의미로, 이런 경우에는 다른 한 쌍의 쟈오베이를 가지고 다시 신의 뜻을 여쭌다. 실제로 해보면 쟈오베이를 허공으로 던진 후 세우는 일은 거의 불 가능해 보인다. 신이 특별히 전할 말이 있어 쟈오베이를 세운다는 것은 그래서 매우 특별한 일인 것이다.
즈쟈오의 결과로 성베이가 나왔다면, 옆에 있는 첨통(籤筒)에서 제비를 잘 흔들어 섞은 후 하나를 뽑는다. 제비 아래쪽에 번호가 있는데, 제비를 뽑아서 “신이시여, 이 번호가 맞나요?”라고 기도를 한 후 쟈오베이를 다시 던져 확인을 받는다. 이때 성베이가 나오지 않으면 그 번호가 아니라는 뜻으로 연속 세 번 성베이가 나올 때까지 다시 번호를 뽑고 던지고를 반복한다. 성베이로 신이 동의하였으면 서랍장에서 자기가 뽑은 숫자의 서랍을 열어 점괘가 적힌 종이인 첨시(籤詩)를 꺼낸다. 점괘에 대한 해석은 옆에 구비된 해설본을 참고하던지 사당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 있다. 또한 제비를 뽑아 점괘를 볼 때는 질문마다 하나씩만 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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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첨통 / (오) 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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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집

이렇듯 즈쟈오를 통한 신과의 대화는 신이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방식이 아니다. 신이 그렇다, 아니다로 대답할 수 있도록 기도자가 대화를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때 신이 해주는 답은 비록 ‘그렇다’, ‘아니다’, ‘글쎄’ 이 세 가지뿐이지만,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답답한 문제에 대해 바로바로 답을 구할 수 있어 세인들의 입맛에 맞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편리하고 가장 신속한 신과의 소통 방식이라 하겠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굳이 절이나 사당에 가서 예를 치르지 않고도 휴대폰 앱을 통해서 즈쟈오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신과의 대화라기보다는 단순한 점술로서 도교 신앙의 색채가 점점 옅어지고 있다.



  • 글. 양영자 yingzi@g2.usc.edu.tw
    현, 실천대학교 국제경영학과 조교수 전공, 중국학, 대만 전통 문화
    저서,《2018 가오슝 네이먼 송지앙전 축제 효과 분석》(中文), 《삼합일선거》(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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