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 오른
두 편의 동화이야기

ACC 어린이 청소년 공연

이슈&뷰

#1 달을 묻을래

수치의 벌판에서

별이 총총한 밤하늘 포동포동한 황금빛의 달을 성이 난 여자아이가 바라보고 있습니다. 고개를 바짝 쳐들고 눈살을 잔뜩 찌푸린 라티카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달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 동화 <달을 묻다> 내용 중에서

시 같은 동화책 앙드레 풀랭의 ‘달을 묻다’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이 이야기는 화장실이 없는 인도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아이들의 고충을 다룬 동화로 창작극단 ‘이야기양동이’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창작극 <달을 묻을래>로 재창작하여 무대에 올렸습니다.

연극 <달을 묻을래>는 인권 특히 여성 인권이 보장되지 않은 사회에서 겪는 아이들의 고충을 알리고 있습니다. 옳지 않은 관습이 답습되고, 위험하고 불안정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순수한 아이들의 영혼은 어떤 상처로 얼룩질까요. 이번 작품 <달을 묻을래>를 제작한 ‘이야기 양동이’ 역시 이런 부분들을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나아가 현상을 이야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 현상을 어떻게 극복해 갈지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ACC 어린이 청소년 공연

‘이야기양동이’는 어린이와 이야기를 좋아하는 예술가들로 구성된 창작집단입니다. 연극에 놀이를 가미하여 놀이성과 연극성을 잘 살리고 있는 창작 단체이지요. 무엇보다도 창작자와 관객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어린이 관객들에게 주변에 당연한 듯 존재하는 문제들을 당연하지 않게 바라봐 보고, 문제라고 생각되었을 때엔 직접 해결하는 용기를 가져보자고 이야기를 건넵니다.

인도의 전통예술을 함께 볼 수 있는 연극 <달을 묻을래>는 이야기꾼들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한편의 이야기에 하나의 장면이 보여 집니다. 라티카가 곡괭이를 드는 파격적인 행동도 볼 수 있는데 이는 라티카의 주체적인 목소리를 보여주고 싶은 극단의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우리 안의 목소리를 가두지 않고 용기를 내어 말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주인공 라티카는 ‘볼일’을 보려면 해가 지기를 기다립니다.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을 자유롭게 해결하지 못하고 캄캄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일명 ‘부끄러운 벌판’으로 가야 합니다. 조심스럽게 ‘볼일’을 보는데 그때 라티카를 환히 비추고 있는 저 포동포동한 황금빛 달이 라티카는 무척 싫습니다. 부끄러운 순간을 달이 환히 드러내니까요. 오죽 싫으면 라티카는 달을 묻어버리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을 하게 될까요.

ACC 어린이 청소년 공연

문명화되지 않은 사회로부터 아이들이 겪는 인권 문제는 저개발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아직도 세계 절반의 인구가 제대로 된 화장실을 집안에 갖추고 있지 않다고 하니 앙드레 풀랭은 그런 사회문제를 동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라티카는 어느 날 마을로 찾아온 엔지니어 사미르씨에게 화장실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은 그런 부끄러운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며 말립니다. 사실 그런 요구를 한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닌데 말이죠. 하지만 라티카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습니다. 밤마다 가슴 졸이게 만드는 달을 땅에 묻는 대신 자신이 엔지니어가 되어 화장실을 직접 만들기로 다짐합니다.

ACC 어린이 청소년 공연

연극 <달을 묻을래>는 인도의 음악과 움직임을 통해 인도의 문화와 환경을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또 한편으로는 주인공 라티카를 통해 어려운 환경을 주체적으로 개선해 가는 어린이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의 사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한편으로 자신의 인권에도 관심을 갖고 지켜가는 자신감 있고 당당한 어린이가 되길 당부합니다.

#2 울어버린 빨간 오니

ACC 어린이 청소년 공연
「 울어버린 빨간 오니 」포스터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나태주 시인의 <풀꽃>에 나오는 시의 한 구절입니다.
시인의 생명에 대한 존중과 관계 맺음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잘 나타난 문구이기도 하지요.

세상의 시선이 이 시인의 마음처럼 따뜻한 감성으로 채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해와 편견 없는 마음이 서로에게 맞닿아 평화로울 수만 있다면 그 자체가 ‘행복’이겠지요. 우리 주변의 다양한 존재들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 보세요. 여러분은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아주 많은 것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시인의 시선처럼 어린이 여러분들에게 포용의 시선을 가져다줄 멋진 공연을 소개합니다.

ACC에서는 7월 16일(토)과 17일(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어린이극장에서 <울어버린 빨간 오니> 공연을 개최합니다. <울어버린 빨간 오니>는 일본 동화 작가 히로스케의 <울어버린 빨강 도깨비>가 원작입니다. <울어버린 빨강 도깨비>는 자신을 두려워하는 인간들과 친구가 되고픈 빨간 오니와 이를 돕는 친구 파란 오니의 이야기입니다. ‘오니는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오해를 풀기 위해 마을로 내려가 벌이는 두 오니의 엉뚱하고도 웃픈 소동을 다룹니다.

보이는 것만 믿는 인간들을 설득하기 위해 거짓 소동을 벌이는 두 오니들의 행동은 엉뚱하기 짝이 없지만, 한편 그 모습은 한없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의 모습과도 무척 닮아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고 다름을 인정한다면, 서로를 가르는 경계의 울타리가 모두를 감싸 안는 하나의 울타리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연극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어떻게 오해를 풀고 평화롭게 하나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해 보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모습과 문화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다양성에 대한 문제로 시각을 확대시킵니다.

극단 ‘신비한움직임사전’은 다양한 양식을 가진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연극과 무용계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두 배우가 결성한 창작집단입니다. 극작, 연출, 음악 등 무대 전반의 요소들을 두 배우가 직접 해내고 있다는데 그런 만큼 완성된 통일감이 잘 전달될 것 같습니다.

연극에서,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은 빨간 오니는 초대의 글을 적어 팻말을 세웁니다. 때마침 우연히 찾아온 청소부에게 같이 놀자며 과자를 건네지만 청소부는 빨간 오니의 모습을 보고 기겁하여 도망갑니다.

그때 마침 속상해 울고 있는 빨간 오니의 집에 파란 오니가 방문합니다. 친구를 위해 파란 오니는 엉뚱하고도 기발한 작전을 제안합니다. 겉모습은 달라도 마음만은 친구가 되길 원하는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처럼 말이죠.

빨간 오니와 파란 오니의 좌충우돌 친구 만들기 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과연 빨간 오니는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오해를 풀고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오니들의 귀엽고 발칙한 소동을 통해 평범한 일상의 갈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유쾌한 환상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오니おに = 일본어 오니는 우리말 도깨비로 해석.

달을 묻을래

  • 극단 : 창작극단 이야기양동이
    • 창작극단 이야기양동이는 어린이와 이야기를 좋아하는 예술가들로 구성된 창작집단입니다.
      창작자와 관객의 소통을 중심으로 상상놀이, 변형놀이, 역할놀이 등을 활용하여 공연을 만들고 있습니다.
  • 출연진
    • 김은정, 박훈규, 정문선, 한선영

울어버린 빨간 오니

  • 극단 : 신비한 움직임 사전
    • 연극 및 무용 활동을 한 두 배우가 ‘다양한 양식을 가진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 보자는 의도로 결성, 양식적 언어와 이야기의 힘이 만들어내는 완성도 높은 무대를 구현하는 것을 작품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의 현실적 갈등을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관객과 함께 떠나는 유쾌한 환상여행을 꿈꿉니다.
  • 출연진
    • 윤희균, 안혜민




  • 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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