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ACC 월드뮤직페스티벌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의 크로스오버 : 축제의 열기 속으로

10여 년 전,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비싼 관람료와 엄청난 교통체증에도 불구하고,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누워서 혹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재즈를 즐기는 경험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또 절대 일어나서 춤추지 않을 것 같은 사람마저 일어나게 만드는 현장의 뜨거운 열기 또한 더욱 그때의 기억을 선명하게 했다.

이제 광주에서도 돗자리 깔고 앉아서 월드뮤직을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이 매년 열리고 있다. 극장2 실내무대(월드 스테이지)에서 열리는 2개의 실내공연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료로 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2022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의 모습과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

참여 아티스트 라인업을 보면, 정상급 해외 아티스트에서 국내 유명 인디밴드, 그리고 유명 국악인까지 다 모인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실내공연만 볼 수 있었지만, 이번 공연은 3년 만에 다시 야외공연이 펼쳐진다. 또한 올해에는 도베 냐호르, 넬라 등의 해외아티스트가 공연에 참여하여 기대감을 높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이전 2010년부터 시작하여 올해 13회를 맞는 월드뮤직페스티벌은 ACC의 대표 음악축제로, 아시아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뮤지션이 참여하여 세계의 음악 다양성을 아우르는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흔히 볼 수 없는 제3세계 음악을 접해보고, 각국의 전통음악과 결합한 음악들도 감상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월드뮤직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아티스트는 대부분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을 크로스오버하거나, 각국의 전통음악을 사용하여 현대식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22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의 모습과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

페스티벌 첫째 날인 8월 26일(금)에는 민요를 모티브로 국악적 소리와 재즈를 융합한 프로젝트팀 <덩기두밥 프로젝트>, 국악, 재즈, 블루스, 펑크를 연주하는 국악 크로스오버 <밴드날다>, 오디션프로그램 팬텀싱어3에서 준우승한 ‘라비던스’의 <존노×고영열>, 레게음악을 한국적 감성으로 풀어낸 <유희스카>, 아프리카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파워풀한 무대 퍼포먼스와 감성적 목소리를 선보이는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도베 냐호르>, 남도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남도레거시>의 무대가 펼쳐졌다.

둘째 날인 8월 27일(토)에는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고희안 트리오×이민형>, 종묘제례악을 재해석해 엠비언트와 테크노를 기반으로 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해파리×Dark Shadow>, 베네수엘라 전통음악과 현대음악, 안달루시안 감성을 담아내는 <넬라>,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신인 싱어송라이터 <김뜻돌>, 일렉트로니카 밴드 <글렌체크>, 중요 무형 문화재 5호 판소리(춘향가, 적벽가) 이수자인 ‘이자람’이 포함되어 있는 <이자람 인 콘서트-소리>가 출연하여 뜻깊은 무대를 선보였다.

ACC 월드뮤직페스티벌 글렌체크 공연 현장

장소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빅도어 야외무대(빅도어 스테이지), 아시아문화광장(ACC 스테이지), 극장2 실내무대(월드 스테이지), 5.18민주광장 무대(뮤직 스테이지), 총 4개의 무대에서 시간별로 펼쳐졌다. 취재를 위해, 첫째 날 도베 냐호르와 존노×고영열의 무대를 관람했다.

# 도베 냐호르(Dobet Gnahoré)

밤 9시, 관람객들이 빅도어 야외무대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도베 냐호르>는 아프리카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아프로팝(Afropop)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로 2010년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이기도 하다. 아프로팝은 아프리카의 리듬과 팝적인 멜로디를 특징으로 하는 음악으로, 현재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베 냐호르>의 무대는 엄청난 에너지와 성량, 관객을 압도하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돋보였다. 특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아프리카 댄스는 관객의 눈을 즐겁게 했다. 관객들도 뜨거운 열기에 함께 춤을 추다가 서로 손잡고 강강수월래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언어는 다르지만, 열정과 음악으로 하나 되는 시간이었다. 열정으로 꽉 채운 무대여서인지 1시간이 금방 지나 아쉬웠다.

페스티벌을 즐기는 관객들

# 존노×고영열

이어지는 다음 공연을 위해 예술극장 무대로 이동했다. 팬텀싱어3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라비던스’의 존노와 고영열이 유닛으로 참여한 무대였다. 처음엔 존노와 고영열의 솔로무대를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피아노를 치며 부르는 고영열의 ‘사랑가’가 인상적이었다. 솔로무대에 이어 중간 이후부터는 존노와 고영열이 함께 꾸민 무대가 펼쳐졌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함께 불렀던 쿠바 음악 ‘No Sé Tú(노세뚜)’가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었다. 월드뮤직이 이제 점점 우리 주변으로 파고든 것 같다. 더 이상 낯선 음악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되고 있다.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이틀 동안, 관객들은 매시간 장소를 옮겨가며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5.18 민주광장에서는 10개 팀의 지역협력 공연도 함께 열려, 무대의 풍성함을 더했다. 또 이번 해에는 관객참여 워크숍도 진행되어 관객과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페스티벌을 즐기는 관객들

8월 말이었지만 선선한 날씨 덕분에 공연을 즐기기 좋았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나와서 지친 일상에 잠시 동안의 휴식을 즐기는 광주 시민들이 보였고, 의외로 나이가 좀 있는 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광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공연인데, 코로나 때문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관람객들이 꽉 차진 않았다.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의 크로스오버로 탄생한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광주 시민에게는 행운이다. 앞으로 광주 시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광주의 정체성이 담긴 페스티벌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by 소나영
nayeongso@daum.net
사진
ACC제공
문화 예술 공연 아티스트 음악 아시아 광주광역시
<사랑과 평화(Love&Peace)>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사랑과 평화(Love&Peace)’라는 주제로 문화축제를 마련했다. 10월 7일부터 23일까지 아시아문화광장 일대에서 선보이는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즐기면서 공동체 상생을 모색하는 자리를 펼친 것.
<마이크로 유토피아>
우리나라의 바둑기사 이세돌과 알파고(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바둑 대결이 이뤄지며 우리는 순식간에 AI라는 단어에 익숙해졌고 인공지능의 학습 능력에 관심을 가졌다. 거기에 기술의 발전에 맞춰 요즘 아이들 교육에서 코딩은 빠져서는 안 되는 필수요소로 급부상했다. AI의 학습 능력을 넘어 창의성에 대한 고민도 함께 진행되며, 창의성, 창조의 문제는 그동안 인간 고유의 기술이며 인간만이 가능한 영역일 것이라 막연히 생각되었던 것이,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창의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정말 인간만이 창의성을 갖는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좀비주의(Attention! Zombies)》 & 작가 인터뷰
과거 서구 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좀비는 오늘날 ‘K좀비’라고 불릴 만큼 대중화되고 있다. 과거, 일부 사람들의 흥밋거리였던 좀비물이 최근 들어 왜 사람들의 폭넓은 관심을 받게 된 걸까? 오늘날 대중문화에서 나타나는 좀비는, 보다 더 사람 같고, 누구나 될 수 있는 존재로서 좀비의 개별 서사를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과거의 좀비와 다르다.
<Brand New Asia>
아시아 도시 간 문화교류 협력사업으로 진행되는 아시아 청년 예술 페스티벌 이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원에서 개최되었다. 아시아 문화공동체 구축을 통해 아시아 청년 예술인들과 지역 예술단체의 성장, 국제문화교류의 새로운 모델 제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활성화, 아시아 문화예술 플랫폼으로써 광주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네 가지 목표를 가지고 진행된 이번 행사는 '새로운 시작, 새로운 연대'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프로그램은 크게 아시아 청년 예술 캠프 <터닝 포인트>, 예술 난장 <콜렉티브 아시아>, <아시아 미래 사회 청년 포럼> 세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아시아의 새로운 가치를 찾는 여정을 시작했다.
ACC 창제작 어린이 공연 가족 음악극 <나무의 아이> &
ACC 어린이극장 공동 기획 국악 뮤지컬 <깨비 친구 삽살이>
큰 도로에서도 꼬불꼬불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두메산골. 나지막한 언덕배기에 오르면 아름드리나무 한그루가 서 있었다. 상수리나무였는지 느티나무였는지, 이름은 모르겠으나 두 팔을 한껏 벌려 안아도 손이 닿지 않던 크고 우람한 나무였다. 동네 아이들은 늘 그 나무 둘레에서 함께 놀았다. 그네도 타고, 자치기 놀이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나무줄기에 매여있던 그네에 올라타면 작은 동네는 더 작아지고 가슴은 부풀어 올랐다. 훌쩍 날아올라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핸드폰도 게임도 없던 시절, 온 동네 아이들을 두 팔 벌려 안아주고 반겨주던 나무 한 그루. 나무는 그저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했을 뿐인데 나무 아래 머무는 시간 동안 넉넉하고 포근한 보살핌을 받았던 것 같다.
알록달록 ACC 산책
알록달록 색들이 춤을 추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 가을이다! 파랗고 청량한 여름의 컬러를 뒤로하고 이제 빨강, 노랑, 초록의 다양한 색들이 춤을 추는 가을의 색을 만끽할 시간이다. 그중 가을의 색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산책이 아닐까 싶다. 색으로 둘러싸인 가을 길을 걸으며 선선해진 바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산책이야말로 가을의 지금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여성, 삶, 그리고 자유를 위한 멈추지 않는 이란의 시민운동
거리에서 춤을 추기 위해/키스하기 두려워서/내 여동생을 위해, 당신의 여동생을 위해, 우리의 누이를 위해/빈곤을 위해/평범한 삶에 대한 갈망을 위해/쓰레기 줍는 아이와 그의 꿈을 위해/부패한 경제를 위해/오염된 공기를 위해/ValiAsr거리의 시든 나무를 위해/웃는 얼굴을 위해/학생들을 위해/미래를 위해/이 강요된 천국을 위해/수감된 지식인들을 위해/이민 온 아프간 아이들을 위해/공허한 슬로건을 위해 /평화를 위해/긴 밤 뒤에 떠오르는 태양을 위해/ 신경안정제와 불면증 약을 위해/남성, 조국, 번영을 위해/소년이 되고 싶었던 소녀를 위해/여성, 생명, 자유
중장기 발전계획 발표식
돌 속에 건축 작품이 있고, 목재 속에 조각 작품이 있고, 색채 속에 회화가 있고, 소리 속에 언어 작품이, 소음 속에도 음악 작품이 있다. 예술작품은 단순한 사물 자체와는 별개의 것이고, 사물 속에 다른 것을 함께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비유(Allegorie)나 상징(Symbol)이라 일컬어진다.
<찾아라! 애니메이션 친구들>
광주 시민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아시아문화중심도시’는 광주를 대표하는 수식어로서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가 자유롭게 교류하고 소통하는 문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국가 문화 프로젝트의 명칭이다. 문화와 창의력이 국가 발전의 성장 동력이자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시대에 어쩌면 국가의 미래를 견인할 수도 있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 광주를 중심으로 키워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미스몰리와 ACC의 유쾌한 만남
지난 7월 ACC에서 미스몰리가 홍보 동영상을 촬영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촬영 예정일은 8월 1일 월요일, ACC의 휴관 일에 맞춰 진행 예정이었던 촬영은 비 소식으로 9월 5일로 연기됐다. 잠깐의 비 소식이었지만 미스몰리를 만나는 날은 한 달 뒤로 미뤄졌고 아쉬움 속에서 그들과 만나길 기다렸다. 그리고 9월 초, 한국에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할 거라는 태풍이 다가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