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주의(Attention! Zombies)》 & 작가 인터뷰

ACC 콘텍스트

과거 서구 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좀비는 오늘날 ‘K좀비’라고 불릴 만큼 대중화되고 있다. 과거, 일부 사람들의 흥밋거리였던 좀비물이 최근 들어 왜 사람들의 폭넓은 관심을 받게 된 걸까? 오늘날 대중문화에서 나타나는 좀비는, 보다 더 사람 같고, 누구나 될 수 있는 존재로서 좀비의 개별 서사를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과거의 좀비와 다르다.

ACC에서는 동시대 아시아 주제연구를 기반으로 한 기획전으로서, 오늘날 대중문화에서 등장하고 있는 좀비의 상징성을 고찰하는 전시를 개최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좀비’의 범위를 넓게 확장시키고 있는데, 우리와는 다른 타자로서의 ‘좀비’에서 시작해 누구든 될 수 있는 ‘좀비’,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와 핵폐기물로 인한 상황과 불안한 현대사회를 ‘좀비’로 상정하고 있다. 이 전시를 통해 ‘좀비’는 그것의 시각적 특질에서부터 상징성, 그리고 동시대를 은유하는 장치로서 폭넓게 재해석되고 있다.

먼저, 전시의 첫 시작으로 강보라 연구가의 <아시아-좀비 연대기>는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대중문화 안에서 좀비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탐구한다. 이어 10명의 작가(팀)가 오늘날의 괴물인 좀비에 대한 사유를 다각도로 보여준다.

김봉수,〈웹 팬데믹〉

이번 전시에 참여한 10명(팀)의 작가 중, 촹 치웨이(대만)와 후지이 히카루(일본)를 인터뷰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촹 치웨이

촹 치웨이(莊志維), 〈다시 태어난 나무 연작: 리본 트리(광주)〉
  •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 <다시 태어난 나무 연작: 리본 트리(광주)>에 대해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언제부터 이 시리즈를 제작했고, 이 작품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 작품을 제작하게 된 동기는 2014년 일본 도쿄에 거주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곳에서 고향인 대만과는 확연히 다른 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낮과 밤으로 인한 변화와 삶의 순환을 접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일본의 꽃꽂이 예술 이케바나(ikbana, 生花) 장인이 꽃 예술에 대해 했던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그것들은 어둠 속 흙에서 잘려 나갔고, 이 가지치기 된 꽃들은 아침에 해가 뜨면서 태양을 향해 변하며, 그들의 가장 마법 같은 아름다움의 순간을 완성한다.” 이 잔인하면서도 동시에 시적인 묘사는 사물의 재탄생과 실존적 의미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 <다시 태어난 나무 연작>을 부산시립미술관에서도 선보인 적이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또 이번 작품을 설치하면서 특별히 고려한 점이 있나요?

    하얀 입방체 속에서 치열하게 춤을 추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에는 열린 공간이어서 작품 전체의 컨디션을 조절했습니다. 이번 전시장에서는 <다시 태어난 나무 연작>가 공간을 약하게 비추게 하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이 작품을 위로 올려다보면 전시장에 걸려있는 거대한 프레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가운데 있는 식물은 주변의 모터에 의해 조종되고, 천천히 움직이는 꼭두각시 같아 보입니다. 멀리서 작품을 볼 때,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프레임의 범위에 들어가면 모터가 작동하며 바닥의 그림자가 조금씩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시기간 동안 나무는 자라고 마르고, 나뭇잎은 떨어집니다.

  • 이번 전시에 참여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 나무 연작>이 ‘좀비’를 주제로 한 이 전시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전시에 초대받았을 때 매우 흥분했는데, 특히 전시 제목인 '좀비'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저는 한국 좀비 영화와 드라마, ‘부산행’과 ‘킹덤’의 열렬한 팬입니다. 동서양의 신화와 종교에서 비슷한 묘사를 볼 수 있을 만큼 '통제'는 <다시 태어난 나무 연작>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는 "그때 주 하나님이 땅의 먼지로 사람을 만드셨고 생명의 숨결을 콧구멍으로 들이마셨고, 그 사람이 살아 있는 존재가 되었다"고 되어 있는데, 중국 전설은 누와 여신이 생명을 진흙으로 숨 쉬며 사람으로 변하게 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신화 속의 그 숨결은 아침의 한 줄기 빛과 사계절의 변화처럼 무 생명의 물체에 동기를 부여하여 생물체를 죽음에서 소생까지 이르게 합니다. 서로 다른 시간이나 공간에서도 '깨어나기'와 '다시 태어나기'의 개념은 계속됩니다.

촹 치웨이의 작품 <다시 태어난 나무 연작>은 일본의 꽃 예술인 이케바나를 개념적으로 차용한 것인데, 꽃이 죽음을 통해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것처럼, 모터라는 기계 장치를 통해 인공적 생명을 부여하는 실험을 시도한다.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기괴한 식물은 죽었다가 다시 깨어나는 ‘좀비’의 특성들을 연상시키는 듯하다. 마치 좀비처럼, 살아 있지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은 존재의 재탄생에 대해, 그리고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 후지이 히카루

후지이 히카루(藤井光), COVID-19 May 2020
  •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 <핵과 사물들>과 <COVID-19 May 2020>은 무엇에 관한 작업이고,
    이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출입 금지 지역 박물관에 남겨진 다수의 소장품의 구출활동을 기록한 <핵과 사물들>은 재해나 전쟁이 그 기억의 방향에 가져올 위기에 대해서 논의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또 다른 작품 <COVID-19 May 2020>은 코로나19로 폐쇄한 도쿄현대미술관을 비추고 있습니다. 전시실에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위기로 눈을 돌리는 작품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대재앙에 대한 경종, 타자에 대한 공격과 멸종 예언과 같은 작품들이 시사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부재한 무인 미술관에서 완성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핵 위협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위기 요인의 변화는 있지만 상황은 유사합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우리 인류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대재앙에 대비하기 위해 과거의 사고들을 반추하는 것이 유효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 작업방식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2011년 3월 11일에 일본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는 제 작업에 있어서 하나의 기점임이 틀림없습니다. 원전 사고 직후의 제 작업은 예술보다는 기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전문가나 시민과의 영역을 가로지르는 횡단적인 협동의 형태를 취하여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대의 장’을 만드는 것을 예술로 정의하고 활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 ACC 전시를 위해 광주에 방문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다음 작품은 어떤 것을 계획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전시 준비를 위해 ACC에 방문했을 때 5·18광주민주화운동의 흔적을 둘러봤습니다. 그 역사 구축은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학생과 시민들에게 바쳐지고 있는데, 사건 당시 군정을 군사·경제적으로 지탱하고 있던 미국과 일본은 어떻게 사건을 보고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다음 작업은 일본이 80년대 각 분야의 부흥을 이뤄가고 있었지만, 냉전기의 아시아 각지의 군사 정권과 '자유주의 국가'의 모순된 관계는 아직도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후지이 히카루는 우리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구조와 관념들을 탐구하여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 <핵과 사물들>과 <COVID-19 May 2020>은 재난을 기억하고 논의하는 방식을 통해 현대 사회를 비평하고 있다. 그의 작업에는 좀비가 등장하지 않지만, 그는 ‘좀비’를 어떤 재난 상황으로 보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동시대성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

문소현, 〈단지 좀비 일뿐〉

인간과 비슷하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인 ‘좀비’는 대중문화 혹은 시각예술에서 앞으로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포스트 휴먼 시대, 인간이 수많은 비인간적 존재들과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를 논의하는 이 시점에서, ‘좀비’라는 상징성은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by 소나영
nayeongso@daum.net
사진
AC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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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새기다> & <ACC에서 튀르키예(터키) 공예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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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북큐레이션
넘쳐나는 물건과 정보는 사람들의 취향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데서 비롯되었지만, 이러한 상황은 선택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든다. 필자에게는 책도 그 중 하나이다. 1년에 신간으로 발행되는 책이 대략 7만 권이라고 하니 현대인들은 가히 어마어마한 출판물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ACC 희망드림마을>
인간이 가진 가장 고유하고 탁월한 능력을 ‘공감’이라 꼽는 이들이 많다. 타인의 슬픔에 함께 공명하고 누군가의 아픔을 나누어 가지는 연민의 마음. 어느 누군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기뻐할 수 있는 마음. 그 귀한 마음 한 가닥에서 어쩌면 세상의 모든 희망과 기적이 만들어지는지 모른다. 그런 마음은 때로 저절로 피어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어떤 계기에 깨어나는 경우가 많다.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어 깨우듯,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듯 우리 안에 깊이 잠든 연민과 공감이 살며시 깨어나는 순간. 그룹 ‘옥상달빛’과 함께하는 ‘ACC 문화예술 나눔 캠페인’ 기념공연이 그런 순간이었다.
아시아의 도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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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영화관, 드라이브 인 ACC
목요일 저녁 퇴근길, 차를 운전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부설주차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영화를 볼 생각을 하니 왜인지 모르게 조금 설레는 기분이다. 아마도 자동차 극장은 처음이라 그랬나 싶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소설도 지나고 이제는 5시만 조금 넘어가도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가을밤, 요즘 들어 아름다운 노을을 즐기며 어서 시간이 다가오길 기다린다.
《녹색 신화》 전에서 인간과 자연의 연대를 고민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는 10월 21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ACC 문화정보원 기획전시실에서 민주·인권·평화 국제교류 네트워크 특별기획전 《녹색 신화》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