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신화》 전에서 인간과 자연의 연대를 고민하다!

2022 민주‧인권‧평화 국제교류네트워크 특별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는 10월 21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ACC 문화정보원 기획전시실에서 민주·인권·평화 국제교류 네트워크 특별기획전 《녹색 신화》를 진행한다.

기간
2022.10.21.(금) ~ 2023.2.19.(일)
시간
(화-일) 10:00 ~ 18:00
(수,토) 10:00 ~ 20:00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문화정보원 기획전시실
대상
모든 연령
가격
무료
예매
자유관람
문의
1899-5566

이번 전시는 `기후변화 시대의 연대’를 주제로, 전통 농경사회인 베트남에서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성들의 연대를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베트남여성박물관에서 받은 포스터, 사진, 영상 자료 등과 함께 국내 작가 3인의 설치미술 작품을 중심으로, 자연을 경외하는 베트남의 여신 숭배문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베트남 여성이 겪는 사회적 문제를 살펴보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유기적 관계에 관해 탐구한다.

특히, 전시 주제와 베트남 연구자료들에 대한 국내 예술가들의 입장과 생각을 예술적 재해석을 통해 담아내는 데 있어 예술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관객들도 조금 더 열린 마음과 자세로 서로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존중할 수 있도록, 관객체험형 설치작품을 위주로 구성하고 있다.

《녹색 신화》 전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제1장 녹색의 여신들은 오래전부터 전 세계 공통으로 발견되는 자연 숭배문화를 베트남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파트다. 우리나라 또한 예로부터 기우제, 풍년제, 돌탑 등과 같이 자연이나 자연물에 기원하는 자연 숭배, 기복 신앙이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우리네 전통과도 닮은 베트남의 자연 숭배문화를 살필 수 있다.

조은솔 作, <중첩된 집>

제1전시실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조은솔 작가의 <중첩된 집>은 관람객들이 앉아 물체를 집중해서 쌓으며 전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작품으로 작가는 집중해 손으로 물체를 쌓는 행위를 통한 내면의 탐색을 베트남 자연 여신 숭배문화와 연결하여 재해석하였다. ‘무언가를 숭배하고 경외하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행위이며, 또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도 중요하지만, 나의 신체적, 내면적 환경을 돌보는 작업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흥미롭다.

제1장 녹색의 여신들이 과거부터 이어지고 있는 베트남 전통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었다면, 제2장 기후 위기의 시대, 연대의 시대는 지금의 베트남과 미래를 위한 베트남을 보여주는 파트다. 여기에서는 자연을 도구로 인식하고 경제적 이윤을 위해 무분별한 개발이 초래한 각종 자연재해와 기후 위기가 낳은 어려움을 반성하면서 이를 극복해가는 베트남의 모습을 다양한 포스터 작품과 사진 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김자이 作, <Knot & Net>

제2전시실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김자이 작가의 <Knot & Net>은 휴식의 언어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휴식과 생태의 중첩된 지점을 탐색하고자 자연과 인간의 복잡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그물로 표현하였다. 자연과 인간의 상호관계 속에서 발견된 중첩 지점을 하나의 매듭으로 인식하고 모든 생명체 간 환경이 얽힌 원형적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휴식이라는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또한, 2채널 영상 <Circle>은 관객이 자신을 자연 일부로 인식하며 명상하도록 휴식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데, 영상에서 나오는 싱잉볼 소리는 관람객을 향해 ‘잠깐만 쉬어가’라고 속삭이듯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김유정 作, <이식된 기억>

제1, 2전시실 앞에는 김유정 작가의 <이식된 기억>이 전시되어 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베트남 여성’과 ‘자연’의 공통점을 찾고자 하였는데, 베트남 이주여성 2인이 작성한 문장과 그들이 한국으로 올 때 가져온 물품들을 틸란드시아 식물로 감아 제작하였다. 고향을 떠나온 이주여성의 생을 원생지를 떠나온 틸란드시아와 일치시키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베트남 이주여성과 틸란드시아의 강인한 생명력과 적응력을 보여주면서 인간-자연 간 연대의 가능성을 탐구한 작품이다.

한편, 전시장 마지막에 관객들이 스스로 생태 위기에 관한 생각과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을 공유해볼 수 있도록 ’자연을 위한 나의 활동과 연대를 위한 아이디어’를 적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고 있다. 전시 주제에 대한 다른 이들의 아이디어를 공유함으로써 또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이 “전시는 단순히 정보 전달을 위한 전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과 입장을 공유할 수 있는 담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고 하는 기획자의 의도와 맞물려 의미 있었다.

우리는 요즘 메말라 가는 동복댐, 제한 급수, 물 절약 실천에 관한 재난 문자를 줄곧 받고 있다. 이제는 기후변화, 기후 위기라는 게 더는 남일, 머나먼 일이 아니라 내 삶의 직접적인 변화를 주게 될 재난임을 실감하면서, 베트남의 기후 위기 속 연대 의식의 실천적 모습을 통해 내가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을 찾아 함께 실천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고 실천할 수 있도록 다짐해 본다.

전시는 내년 2월 19일까지 지속될 것이며, 더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https://www.ac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도슨트의 전시 해설도 마련되어 있으니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베트남의 다양한 실천적 노력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by 채지선
history-2000@hanmail.net
사진
AC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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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저녁 퇴근길, 차를 운전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부설주차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영화를 볼 생각을 하니 왜인지 모르게 조금 설레는 기분이다. 아마도 자동차 극장은 처음이라 그랬나 싶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소설도 지나고 이제는 5시만 조금 넘어가도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가을밤, 요즘 들어 아름다운 노을을 즐기며 어서 시간이 다가오길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