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아시아문화교육 국제심포지엄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문화예술교육은 기존 세대와 어떻게 다를까? 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기관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하였으며, 이러한 위기 이후, 미래세대를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성은 무엇일까?

ACC에서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주제로 각 기관들의 문화예술교육 사례와 현안들을 공유하는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전문가 강연 1. 디자이너적 학습과 Z세대
(헬렌 차먼 |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 교육, 국가 프로그램 디렉터)

첫 번째 전문가 강연은 “디자이너적 학습과 Z세대”라는 주제로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이하 V&A 박물관)의 교육, 국가 프로그램 디렉터인 헬렌 차먼이 맡았다.

이 강연의 핵심인 ‘디자이너적 학습(Designerly Learning)’은 V&A박물관의 교육적 접근방식으로, ‘관객’을 박물관 교육과 체험의 중심에 놓는 것이다. 이러한 ‘디자이너적 학습’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첫째,

    ‘소장품’ 중심이 아니라, ‘사용자(학습자)’ 중심의 접근 방식이다.

  • 둘째,

    박물관 너머 실제 세계와 연결되는 것이어야 한다.

  • 셋째,

    실험적, 반복적이고 항상 진행 중인 학습방식으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 강연에서 헬렌 차먼은 ‘Z세대’ 또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알려진 세대에 대한 이해에 집중한다. 그는 이러한 디자이너적 사고 혹은 태도는, 시각은 광범위하게 유지하되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관점과 잘 맞물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서 V&A Learning 프로그램이 V&A의 핵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Z세대와 협업하는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 특히, 청년집단으로 구성된 V&A의 ‘유스 컬렉티브(Youth Collectives)’ 중 하나인 ‘사우스 켄싱턴 V&A’의 ‘아프리카 패션 공동디자인’은 청년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참여자를 전문협력자로 인정하고 그들이 투입된 시간은 임금 지급으로 보상하는 등 공동프로젝트를 파트너십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이러한 경험들이 Z세대가 박물관에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Z세대는 이들에게 더 큰 힘과 영향을 주는 새로운 관계, 새로운 콘텐츠와 다양한 참여를 위한 공간과 플랫폼을 제공하는 박물관을 기대한다. 이는 박물관 전문가들이 업무 수행 방식을 재고하고 의미 있는 다른 방법으로 작업하도록 이끈다.

전문가 강연 2. 배움 : 새롭고, 연결된 체험교육
(마크 밀러 | 테이트 미술관, 테이트러닝 디렉터)

두 번째 시간은 “배움: 새롭고, 연결된 체험교육”이라는 주제로 테이트 미술관 테이트러닝 디렉터인 마크 밀러의 전문가 강연이 진행됐다. 그의 첫 질문은 “누가 테이트에 오는가?”, “어떻게 우리의 소장품을 활용할 것인가?”, “무엇이 학습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마크 밀러에 의하면, 최근 5년간 테이트미술관의 학습 부문 목표는 첫째,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로컬 방문객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 둘째, 더 많은 문화와 예술을 소개하여 새로운 창의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 셋째, 예술의 가치와 기능을 확산하는 것이다.

그는 테이트미술관에서 인기를 끌었던 몇 가지 ‘유소년과 가족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각각의 경험들이 관람객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야기했다. 그중에서 UTP(유니클로 테이트 플레이)는 가족 단위의 여러 세대 관객들이 한 공간에서 수 천 명과 함께 예술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기회였다고 말한다. 각각 참여한 시간은 다르지만, 터빈홀에 관객들이 기여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함으로써 공유된 경험을 갖도록 한 것이다.

미술관은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그는 젊은 세대들이 한 명의 사람으로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는지 이들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라고 말한다. 또한 젊은 세대들이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는지 알기 위해서 예술가와 젊은이들과 협업하여 지속적으로 신뢰를 구축해가야 할 것이며, 스스로 주인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문가 강연 이후 4번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M+ : 새로운 세대를 위한 새로운 미술관’을 주제로 발표한 케리 라이언(엠플러스 파빌리온 | 리드 큐레이터)은 ‘M+ 영콜렉티브’와 이들의 활동들을 소개했다. 청년자원활동가가 M+팀, 크리에이티브업계 현업 종사자와 함께 대중을 위해 대담과 워크숍을 개최하는 이 프로그램은 청년이 책임자이고, 미술관 직원은 조력자라는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미술관의 관람객 참여방식이 ‘수동적 참여’에서 ‘능동적 참여’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연예술기관의 문화적 참여와 창의적 학습’에 대해 발표한 레이몬드 윙(국립가오슝아트센터 | 국장)은 체험 워크숍 등 일련의 활동들을 구성하여, 관객이 학습 경험을 통해 스스로 지식을 갖추도록 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공연장이 예술가와 관객의 소통의 장일 뿐만 아니라, 관객이 스스로 예술을 창작하여 자아 실현해 나가는 플랫폼이자 학교 밖 배움의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창의적 배움: 나의 잠재력을 탐색해보고 싶어!’라는 주제로 발표한 테머라 헤리슨(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 아동, 가족 및 창의적 학습부서장)은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학습적 접근을 할 때 창의적 학습이 왜 중요한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운영하고 있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Knowledge Capital : 차세대 혁신 인재 육성을 위한 전략과 실천’에 대해 발표한 인나미 게이스케(날리지 캐피털 | 수석보좌 겸 종합 프로듀서)는 디지털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예술과 문화 교육은 피상적인 정보의 홍수가 되어서는 안 되며, 상상력과 사고력, 감수성을 강화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예술, 문화와 교육의 조합이 혁신의 씨앗이 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미래세대를 위한 문화예술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 것인지 방향성을 모색해보고, 각 문화예술기관에서는 이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공유하는 자리였다.

특히 V&A박물관의 교육적 접근방식은 박물관 교육에 있어서, 소장품 중심이 아니라 이용자(관객) 중심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했다. 콘텐츠의 연구·기획 단계부터 Z세대로 구성된 관객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감으로써 미래의 박물관을 함께 이끌어 나간다는 열린 관점이 인상 깊었다.

동시대 문화예술기관에서는 여러 프로그램과 활동들을 통해 ‘관객’을 발굴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수동적인 관객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자로 변화시켜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문화예술교육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다시 한번 고찰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by 소나영
nayeongso@daum.net
사진
ACC제공
문화 철학 인문학 교육 아시아 청년
문자와 소리를 통한 디지털 공감의 창(窓), ‘사운드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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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북큐레이션
넘쳐나는 물건과 정보는 사람들의 취향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데서 비롯되었지만, 이러한 상황은 선택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든다. 필자에게는 책도 그 중 하나이다. 1년에 신간으로 발행되는 책이 대략 7만 권이라고 하니 현대인들은 가히 어마어마한 출판물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ACC 희망드림마을>
인간이 가진 가장 고유하고 탁월한 능력을 ‘공감’이라 꼽는 이들이 많다. 타인의 슬픔에 함께 공명하고 누군가의 아픔을 나누어 가지는 연민의 마음. 어느 누군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기뻐할 수 있는 마음. 그 귀한 마음 한 가닥에서 어쩌면 세상의 모든 희망과 기적이 만들어지는지 모른다. 그런 마음은 때로 저절로 피어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어떤 계기에 깨어나는 경우가 많다.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어 깨우듯,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듯 우리 안에 깊이 잠든 연민과 공감이 살며시 깨어나는 순간. 그룹 ‘옥상달빛’과 함께하는 ‘ACC 문화예술 나눔 캠페인’ 기념공연이 그런 순간이었다.
아시아의 도시문화
도시는 아시아에서 특히 더 많이 생성되고 있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한다. 역사적으로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발전하고 쇠퇴하는가? 그리고 미래의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ACC에서는 아시아의 도시문화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해보고 미래를 전망해보는 국제학술행사 <아시아의 도시문화 Asia Cities Culture>를 개최했다.
나만의 영화관, 드라이브 인 ACC
목요일 저녁 퇴근길, 차를 운전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부설주차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영화를 볼 생각을 하니 왜인지 모르게 조금 설레는 기분이다. 아마도 자동차 극장은 처음이라 그랬나 싶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소설도 지나고 이제는 5시만 조금 넘어가도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가을밤, 요즘 들어 아름다운 노을을 즐기며 어서 시간이 다가오길 기다린다.
《녹색 신화》 전에서 인간과 자연의 연대를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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