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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러리파크 재개관 새 단장 마친
라이브러리파크 2.0


#ACC


‘라이브러리파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아시아문화 자원을 수집하고 연구한 성과들을 전문연구자 및 창작자를 포함한 동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라이브러리파크는 2015년 11월 정식 개관하면서 근현대 건축, 사진, 음악, 공연, 퍼포먼스, 전시, 비디오아트 등으로 구성된 13개의 주제 전시 공간을 운영했고 이 전문 주제관을 따라 아시아문화 관련 도서를 열람할 수 있는 도서 공간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로비 공간이 통합되어 있었다.

이후 5년 간 운영되면서 전시 내용이나 시설은 노후화되었고, 아카이브 공간 개념 자체가 시대적 변화를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라이브러리파크는 2020년부터 공간 개선 사업이 시행되었고 2021년 5월에는 도서 공간과 로비 공간이 부분적으로 재개관하였다.[1] 마침내 지난 11월 25일 새 단장을 마친 ‘라이브러리파크 2.0’이 대중에 공개되었다.


라이브러리파크 2.0 공간
라이브러리파크 2.0 공간


‘가변형 전시 공간’으로서의 라이브러리파크 2.0

그렇다면 무엇이 새로워졌을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라이브러리파크 2.0은 ‘가변형 전시 공간’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하게 구성되었다. 과거의 라이브러리파크가 전시 부스에 전시품을 가져다 놓는 고정형 구조였다면, 라이브러리파크 2.0은 전시 시설은 물론이고 전시 내용까지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가변형 구조라는 것이다.

확실히 라이브러리파크 2.0은 이전에 13개 주제의 전시관이 늘어서 있는 전시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여 5개의 주제로 압축하고 전시 부스들을 집약적으로 배치하는 등 이전보다 더 간결한 관람객의 동선을 유도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변화는 외적인 것에 불과하다.

‘가변형’이라는 콘셉트에 걸맞은 진짜 변화는 내적인 것, 즉 운영시스템 상의 변화이다. 현재 재개관을 통해 선보이는 5개 주제의 상설전시관은 ‘상설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전시 콘텐츠를 손쉽게 교체하거나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라이브러리파크의 운영시스템이 기존의 사물 전시 위주에서 디지털 전시 위주로 큰 전환을 이루면서 가능해졌고, 나아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광범한 데이터베이스와 연동이 가능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설전시, 어떤 주제로 열리나

라이브러리파크 2.0의 상설전시 타이틀은 ‘근현대기 아시아인들이 만들어온 아시아적 정체성과 경험의 증언’이다. 대부분의 아시아인들은 제국주의의 식민 지배를 당했고 이후로 냉전과 민주화 과정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서구의 기술문명과 경제체제의 영향은 아시아인들의 내면과 외면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켰다. 상설전시관은 ‘각 지역의 아시아인들이 겪었던 특수한 ‘근대’의 경험들이 어떻게 ‘아시아’라고 하는 정체성을 획득할 수 있는가’ 하는 도전적 질문을 다양한 시청각 자료들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이러한 상설전시 타이틀 아래에서 펼쳐지는 5개의 세부주제를 간략히 소개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아시아 | 평화를 위한 노력’은 아시아 국가들이 자유와 평화를 얻기 위해 노력해왔던 투쟁의 역사를 각 지역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민주화 과정으로 인식하게 하는 주제이다. 현재는 프랑스 식민지 지배를 받은 인도차이나 반도 3개 국가(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가 보여준 독립과 평화를 향한 여정을 전시하고 있다.

아시아 | 평화를 위한 노력
아시아의 연대별 주요 사건들

두 번째 ‘아시아 | 소리와 음악’은 아시아의 근현대 역사를 아시아인들이 음악으로 표출한 역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현재는 1960~80년대 베트남에서 정치적 성향의 차이로 희생당한 사람들을 대중가요, 블루스, 흑인영가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위로한 대중음악가 찐공선의 삶의 음악 세계가 전시되고 있다.

세 번째 ‘아시아 | 여성의 삶’은 억압된 자로서 여성이 아시아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자기 삶의 주체로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조명한다. 현재는 포루흐 파로허저드, 락샨 바니 에테맛 등 이란 여성 감독들의 필름 속에 여성들이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 | 여성의 삶
아시아 | 여성의 삶

네 번째 ‘아시아 | 근현대 건축’은 아시아의 근대국가 형성 과정에서 도시와 건축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고찰하려는 시도이다. 현재는 건축가 김수근(한국), 제프리 바와(스리랑카), 반 몰리반(스리랑카), 단게 겐조(일본) 등 전통과 모더니즘의 결합을 화두로 삼았던 각 지역의 건축가들이 소개되고 있다.

아시아 | 근현대 건축
아시아 | 근현대 건축
아시아 | 근현대 건축

다섯 번째 ‘아시아 | 이주와 정착’은 아시아인들이 출신지의 문화적 뿌리와 이주지에서의 적응 과정 사이에서 겪었던 혼란과 변화, 나아가 새로운 문화 형성에 초점을 맞춘 이주 서사이다. 현재는 중국인들이 동남아시아에 화교로 정착하면서 형성된 독특한 문화현상인 ‘페라나칸’를 조명하고 있다.

더욱 강화된 체험형 전시

ACCex
ACCex

이외에도 다양한 체험형 플랫폼들이 전시장에 갖추어져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ACCex’이다. ACCex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 전시/예시(exhibition/example)를 합성한 것으로, 발음상으로는 접속을 뜻하는 액세스(access)와도 유사하다.

ACCex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디지털 자료들을 포맷, 성격, 사용 제한 등의 한계를 벗어나 쉽게 체험할 수 있게 만든 플랫폼이고, ‘아시아 문화 DA(Digital Archive)’는 이 ACCex 시스템에 최적화된 전시 콘텐츠이다.

관람객은 라이브러리파크의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키오스크에서 ACCex를 조작할 수 있고, 마치 가판대에서 잡지나 신문 들을 뒤적거리듯이 검색어 입력 등 간단한 조작을 통해 다양한 아시아문화 자원을 스스로 찾아보고 체험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데이터의 양과 형식 면에서 다소 한계가 있지만 장차 라이브러리파크 내의 모든 디지털 기기를 ACCex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시장의 마지막에서 만나는 공간은 ‘아시아 문화 VR(Virtual Reality)’이다. 이곳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그간 제작하고 수집한 가상현실 자료를 체험 콘텐츠로 구현한 공간으로, 최근 디지털 아카이빙의 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VR 기술을 기반으로 아시아 각지의 건축과 도시 공간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실감형 전시공간이다.

아시아 문화 VR(Virtual Reality)
아시아 문화 VR(Virtual Reality)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라이브러리파크 2.0

현재 상설전시에 펼쳐 놓은 5개의 주제 전시는 대부분 판넬에 출력물을 붙인 형태로 전시된 상태여서 여전히 기존의 고정형 전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다. 하지만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판넬들은 지속적으로 LED 모니터로 대체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라이브러리파크 전체가 기술기반의 상호연결망으로 완성되어 갈 것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수집해 놓은, 또한 앞으로 수집할 방대한 아시아문화 자료가 지속적으로 ‘아시아문화 DA’의 콘텐츠로 가공되고, 이 콘텐츠가 ACCex를 통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된다면 라이브러리파크 2.0은 매우 인상적인 체험형 전시장으로, 나아가 아시아문화 교육의 장으로 일취월장할 것이다. 업데이트된 콘텐츠들의 목록들이 주기적으로 시민들에게 공유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일 수 있을 듯하다.


1) 라이브러리파크는 크게 도서, 로비, 전시, 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의 두 영역은 지난 5월 부분 재개관했다. 이 글은 당시 공개되지 않은 전시 공간을 주로 다룬다. 부분 재개관에 관한 리뷰는 다음을 보라. https://webzine.acc.go.kr/kr/blog/menu1/1/614/

  • 글. 양진호 zino.yang@gmail.com
    사진. 황인호 photoneverdie@naver.com

    2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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