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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 전시작가 김설아 미미한 존재들에 대한 기억과 은유


아티스트

김설아 작가

김설아 작가는 일상에서 발견한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여 절제된 언어로 담아내는 ‘하이쿠’와, 시각적인 촉감으로 저변에 깔린 해석을 읽어내도록 하는 ‘세르게이 파라자노프’의 화면과 유약함에 대한 질문을 끌어안은 ‘카프카’의 문장에 오래도록 이끌렸다. 여러 도시에 머물며 관찰하고 듣고 그림을 그렸다. 모두가 떠나도 여전히 남겨진 아주 작은 존재들과 본래의 몸으로부터 허물어진 채 이곳저곳을 부유하는 연약한 존재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의 움직임과 소리를 탐색하며 회화와 설치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 altnfgkreh77@naver.com



수없이 많은 잔털들이 덮여 있다. 벌레의 몸에 난 털 같기도 하고 원생동물의 섬모 같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음습한 곳에서 자라나는 곰팡이나 세균처럼 보이는 것들이 이리저리 뒤얽혀 있다. 어쩐지 그 낯선 생물체의 구불거리는 다리들이 스멀스멀 움직일 것만 같다. 참으로 기괴한 모습이다. 진득하게 바라보며 감상하기엔 어쩐지 불편하고 오싹한 그림들이다. "도대체 이게 뭐야? 왜 이런 걸 그렸지?" 관객들은 이처럼 불만스러운 물음을 내뱉으며 뜨악한 표정으로 돌아서기 일쑤였다. 심지어 어떤 관객은 방명록에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글을 적어 놓기까지 했다. 그렇게 김설아 작가의 작품들은 쉽게 이해되지도 받아들여지지도 못했다. 그런데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 미미한 존재들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의 작품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미술에서는 작품의 의미를 금방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작품들도 작가의 경험, 관심사, 의도 등을 알고 나면 보다 잘 이해되고 흥미를 느끼게 된다. 김설아 작가의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그의 작품 속 형상들은 그저 뜬금없이 등장한 것이 아니고 작가의 감수성과 상상력 속에서 서서히 배태된 것이라는 말이다. 이는 결국 작가의 삶을 파악해야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잊혀진 집들 Erased Homes」 Acrylic on paper, 85 x 63cm, 2015
「잊혀진 집들 Erased Homes」 Acrylic on paper, 85 x 63cm, 2015

김설아 작가는 전라남도 여수시 중흥동(옛 여천시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곳은 보통 '여천공단'이나 '여수산단'이라 불리는 '여수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지역이다. 그는 성장하면서 공장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았는데, 동시에 공장 주변의 마을들이 점점 황폐해져서 사라지는 모습도 목격했다. 왜냐하면 석유화학단지에서 비롯된 환경오염으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다가 결국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그는 시와 그림을 좋아했고 늘 예술가를 꿈꾸었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미술을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작업을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아 방황했다. 한 번쯤 자신을 감싸고 있는 관성과 환경을 송두리째 벗어 던지고 한계에 부딪혀 본 다음 삶의 행로를 결정하고 싶었다. 그런 고민 끝에 그는 인도 유학을 감행했다. 2008년에 찾아간 인도는 충분히 낯설었다. 그곳에서 생활하며 자신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관념이나 규범 등이 완전히 허물어지는 경험을 했다. 2009년에 입학한 바로다(Baroda)의 마하라자 사야지라오 예술대학(M.S.U)에서는 미술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접근했다. 우선 주변에 보이는 사물들을 이것저것 그리기 시작했는데, 점차 성냥개비, 깃털, 나무껍질, 재, 곤충의 날개 등 작고 하찮은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작고 하찮은 것들을 그린 그림 속에서 고향의 이미지가 배어 나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잊혀진 집들」(2015)은 그가 2014년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후 처음 그린 그림이다. 그는 귀국했을 당시에 건강이 좋지 않아 등산을 자주 했는데, 어느 날 산속에서 우연히 뱀의 허물을 발견했다. 그렇게 껍질만 남은 형상을 보며 그는 이웃들이 모두 떠나고 무너진 빈집들만 쓸쓸하게 남아 있던 고향 마을을 떠올렸다. 그리고 한편으로 대학시절에 전소된 고향집도 생각났다. 뱀의 허물, 고향 마을, 고향집은 모두 생명이 빠져나가 버린 껍데기뿐인 존재들이었다. 그림 속에서 그 연약한 껍데기들은 부서질 듯하면서도 서로 뒤엉켜 무한히 되돌아오는 끈 같은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처없이 부유하는 섬의 모습이기도 하다. 「잊혀진 집들」은 작가의 내면에서 떠돌다 자꾸만 기억으로 되살아나는 상처 같은 풍경을 은유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좌로부터 「들었다 Heard」 Acrylic on paper, 75 x 215cm, 2015 /「침묵의 목소리 Silent Voice」 Acrylic on paper, 77 x 210cm, 2015 /
「숨에서 숨으로 Breath to Breath」 Acrylic on paper, 75 x 155cm, 2015
좌로부터 「들었다 Heard」 Acrylic on paper, 75 x 215cm, 2015 /
「침묵의 목소리 Silent Voice」 Acrylic on paper, 77 x 210cm, 2015 /
「숨에서 숨으로 Breath to Breath」 Acrylic on paper, 75 x 155cm, 2015

「잊혀진 집들」 이후 김설아 작가의 작업은 더욱 독특한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들었다」, 「침묵의 목소리」, 「숨에서 숨으로」는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2015년에 제작된 세 작품은 비슷한 관심사로 연결되어 있다. 「들었다」는 소라 같은 형태의 몸에 잔털이 나 있는 생물체이다. 이 생물체는 위쪽에 마치 상처처럼 일자로 벌어진 기관을 가지고 있는데, 제목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기관은 입이 아니고 귀의 역할을 한다. 작가는 작은 존재들의 소리를 온전히 들어주고 그 소리를 담아두는 태초의 몸을 상상하며 새로운 생물체를 창조했다. 「들었다」가 소리를 들어주는 존재라면 「침묵의 목소리」는 소리없이 죽어가는 존재들의 모습이다. 작가는 종종 죽어가는 작은 벌레들을 유심히 지켜보곤 했는데, 그 벌레들이 인간으로 보자면 척추가 흔들릴 만큼 커다란 고통을 느끼면서도 소리 없이 발만 버둥거리다 생을 마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인간의 척추를 닮은 몸체에 털이 잔뜩 난 다리들이 달린 생물체를 만들어냈다. 「숨에서 숨으로」도 역시 작가가 애벌레를 오래 관찰한 후 새롭게 그려낸 생물체이다. 온몸을 움직여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애벌레를 보면서 작가는 특히 그것의 주름진 몸에 주목했다. 그 주름들은 나무의 나이테 같은 생의 표식처럼 느껴졌고, 주름 하나하나가 생존을 위해 쉬는 숨이 머물다 사라지며 생긴 마디처럼 다가왔다. 이런 느낌은 불룩하면서 주름진 배와 많은 털들을 가진 생물체로 형상화되었다. 설명한 세 작품의 공통점은 벌레 같은 동물의 모습과 인간 신체의 형상이 뒤섞인 기이한 생물체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평소 여러 종교와 신화에 관심이 많은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의 작품 세계를 이루는 특징적 요소들이 이 시기에 형성된 셈이다. 이 세 작품은 '제8기후대'를 주제로 다룬 2016년 제11회 광주비엔날레에 전시되었다.



「사자(使者)의 은유 Metaphor, The Messenger of Death」 Ink on silk, 440 x 200cm, 2019
「사자(使者)의 은유 Metaphor, The Messenger of Death」 Ink on silk, 440 x 200cm, 2019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ACC에서도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 인간과 환경의 경계에서]라는 제목의 전시회가 열렸는데 여기에 김설아 작가의 작품이 여러 점 전시되었다. 그중 하나가 2019년에 완성한 「사자(使者)의 은유」이다. 이 작품이 태어나게 된 단초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9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3개월간 그는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뱅크아트1929 NYK 레지던시'에 참여하였다. 항구도시 요코하마는 습도가 매우 높은 곳이었다. 그런 환경 때문인지 도시 곳곳에서 곰팡이들이 번식하고 있었다. 길을 걸으며 곰팡이들이 있는 풍경을 마주칠 때마다 작가는 생과 사 그리고 현시대의 불안정성을 동시에 떠올렸다. 미생물인 곰팡이들이 살아가는 곳에선 부패와 죽음이 지배하기 때문이었다. 그 곰팡이들의 이미지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작가는 이듬해인 2018년 9월 중순부터 ACC아시아창작스튜디오에서 그것들을 본격적으로 화폭에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는 날마다 수련을 하듯이 세필로 무수한 선들을 긋고 또 그었다. 그렇게 약 6개월 동안 작업을 이어 가자 겹쳐진 선들 위로 형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작가의 기억 속에서 부활한 곰팡이들이 서로서로 뿌리가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숲처럼 자라난 것이다. 이 낯설고 괴이한 생물체는 마치 우리를 죽음으로 인도하는 저승사자처럼 불안과 공포를 퍼트리고 있는 듯하다. 그런 느낌은 곰팡이들 사이로 보이는 찢어진 날개 같은 이미지들 때문에 더욱 강화된다. 「사자(使者)의 은유」는 작가가 상상하는 불길한 묵시록적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아홉 개의 검은 구멍 Nine Dark Openings」 연작,
좌로부터 「무너진 음성 Broken Sound」, 「소문 Rumor」, 「징후 Symptom」 Ink on paper, 150 x 150cm, 2020
「아홉 개의 검은 구멍 Nine Dark Openings」 연작,
좌로부터 「무너진 음성 Broken Sound」, 「소문 Rumor」, 「징후 Symptom」 Ink on paper, 150 x 150cm, 2020

ACC에서 개최된 전시회 [이퀼리브리엄, 인간과 환경의 경계에서]에 선보인 또 다른 작품은 「아홉 개의 검은 구멍」 연작으로 2020년에 제작된 「무너진 음성」, 「소문」, 「징후」가 그것이다. 이 작품들에는 어두운 배경 위에 기묘한 형태들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두 가지 이미지가 중첩되어 있는 것이다. 그중 한 가지 이미지는 인체에 있는 아홉 개의 구멍과 관련이 있다. 이 인체의 구멍들은 김설아 작가의 고향에 대한 기억에서 비롯되었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산업단지 인근에 있던 그의 고향 마을은 '죽음의 땅'이라고 불릴 만큼 환경오염이 심했다. 그 때문에 많은 마을 주민들이 건강 악화를 호소하였으나 환경오염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증명하기란 쉽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은 그저 병들어버린 몸을 증거로 내보일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 그 상처받은 몸들을 아홉 개의 구멍과 관련된 신체 기관으로 환원했다. 이런 발상은 인간의 몸에 대해 불교 고전 「밀린다팡하」에서 ‘아홉 개의 구멍이 난 거대한 상처'라고 묘사한 구절과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에서 ‘아홉 개의 문이 있는 도시'라고 묘사한 구절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작가는 신체의 어두운 구멍들이 다른 생명체들과 깊이 연결되는 열린 공간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공간이 닫혀 있을 때 발생하는 여러 형태의 고통을 떠올렸다. 그래서 세 그림에는 망가진 청각, 시각, 배설기관의 형상이 들어 있다. 다른 한 가지 이미지는 작가가 마주친 작은 생물체들과 관련이 있다. 그것은 모두가 떠나버린 텅 빈 고향 마을에 남겨진 미미한 존재들이면서 도시 외곽에서 죽어가는 생물들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렇게 망가진 인간의 신체와 죽어가는 작은 생물체의 이미지가 서로 닮아 있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그것들이 작가에게 고통스러운 기억과 불안정한 삶을 은유하는 소재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너진 음성」에서는 부서진 달팽이관과 웅크린 채 말라가는 지렁이가 결합되어 음성이 전달되지 못하는 상황을 상상하게 하고, 「소문」에서는 시력을 잃은 안구와 죽어가는 곰팡이의 포자(胞子)가 결합되어 앞을 보지 못해 생긴 오해 때문에 발생한 소문을 암시한다. 그리고 「징후」에서는 막혀버린 배설기관과 짓이겨진 벌레들이 결합되어 안에서 밖으로 자연스럽게 배출되지 못한 채 뒤틀려 있는 징후를 보여준다. 「아홉 개의 검은 구멍」 연작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연작 중 네 번째 신작인 「숨소리」(2021)는 현재 ACC에서 개최 중인 전시회 [포스트휴먼 앙상블]에서 선보이고 있다.



「불면의 읊조림, 비명의 기억 The Sleepless Recitation, The Memory of Untimely Death」Rubber band for venapucture., Tourniquet, Variable Size, 2021
「불면의 읊조림, 비명의 기억 The Sleepless Recitation, The Memory of Untimely Death」
Rubber band for venapucture., Tourniquet, Variable Size, 2021

평면 작업을 이어 오던 김설아 작가는 2021년 (구)국군광주병원에서 열린 제13회 광주비엔날레 5.18특별전 [메이투데이]를 계기로 설치 작업을 시도했다. 그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5.18광주민주화운동 사적지인 텅 빈 병원 건물을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그곳에는 고문과 폭행으로 상처를 입고 비명(悲鳴)을 지르다가 비명(非命)에 가버린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기억이 서려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역사 속에 잠들지 못한 채 지난날의 기억을 끊임없이 읊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작가는 그곳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을 몸으로 증언해줄 생물체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때 마침 가냘픈 식물이 병원 내부의 벽에 둘러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곰팡이 같은 미생물이 흘러내리듯 크게 자라난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5.18 당시 1인용 병실로 사용되었던 작은 공간을 주목했다. 그 병실 안에 있는 화장실 측벽의 구석이 바로 숨은 듯이 자라난 생물체가 있을 만한 곳으로 보였던 것이다. 작가는 이제 그 생물체를 형상화할 재료에 대해 숙고했다. 특히 (구)국군광주병원에 수용되었던 시민들의 몸에 자주 사용되었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 끝에 채혈 시 사용하는 고무줄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의료용 상점에서 노란색을 띤 채혈고무줄을 구했다. 그리고 과거의 화재로 여기저기 그을음이 남아 있는 병원 내부의 모습처럼 그것들을 불에 그을리거나 태우고 어두운 색으로 물들이기도 했다. 이는 병실에 남겨진 기억을 그을음으로 은유하는 작업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채혈고무줄들은 역사의 현장을 기억하는 상상의 생물체로 변모했고 마치 오래전부터 그 병실 구석에서 서식해 오던 것처럼 관객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길을 가다 어떤 작고 연약한 존재에 관심이 가면 김설아 작가는 걸음을 멈추고 그것을 오래도록 관찰한다. 그런 다음 작업실로 돌아와 뇌리에 담아 둔 그것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 본다. 기억해내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현실의 모습과 상상의 형상이 뒤섞이며 점점 특이한 이미지로 변해간다. 그는 그 이미지가 은유하거나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리한다. 그렇게 해서 이미지는 더욱 뚜렷해진다. 그제서야 그는 그림의 크기와 재료를 정하고 작업을 시작한다. 그의 작업은 자신의 기억 속에 형성된 이미지를 화폭에 '소환'하여 '복원'해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소환과 복원의 과정은 기나긴 시간 동안 묵묵히 그리기에 매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그는 자신만의 속도와 방법으로 미미한 존재를 사유하며 그려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시 멀고도 낯선 곳으로 떠나기를 꿈꾼다. 미지의 이미지를 만나기 위해.


  • 글. 백종옥 icezug@hanmail.net
    사진. 김설아 altnfgkreh77@naver.com

    2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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