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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웹진

「전일빌딩 245」와 [19800518] 메모리얼 홀 금남로 245의 245개 탄흔의 진실


광주초이스




‘우리 시내에서 만나’라고 말하면 광주 시민들은 금남로와 충장로를 떠올린다. 긴 시간 번화가였던 곳은 시시각각 바뀌었지만, 옛 도청, 상무관, 그리고 전일빌딩은 광주의 굴곡진 현대사를 겪어내고도 옛 모습대로 남아있다. 그중 1968년 준공되어 4차 증축으로 10층 건물이 된 전일빌딩은 전일방송, 전남일보를 거쳐 광주일보, 전남매일신문 등 많은 언론사와 증권사, 은행과 더불어 선거철이면 후보들의 선거 사무실 등이 입주했었지만 많이 노후화되어 한때 철거 논란도 있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이 저항하던 건물이자 헬기 사격이 발생했던 장소라는 역사적 가치와 시민단체의 철거 반대로 2019년 2월 리모델링이 시작되어 2020년 5월 「전일빌딩 245」로 개장했다. 새로 개관한 「전일빌딩 245」에서 ‘245’는 ‘금남로 245’라는 주소를 뜻하기도 하고 외벽과 건물 내부에 뚜렷하게 남아있는 245개의 탄흔 자국을 의미하기도 한다. 각 층은 공간의 역할에 따라 4가지 컬러 중 하나로 나뉘는데 지하 1층부터 4층까지는 시민 플라자를 의미하는 퍼플,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5층에서 7층은 광주 콘텐츠 허브 기업 공간으로 스카이 블루, 9층과 10층은 5·18 메모리얼 홀로 옐로 브라운, 8층과 옥상정원은 휴식을 상징하는 그린 컬러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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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과 소통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시민플라자



이제는 익숙한 체온측정과 QR코드 인증을 하고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왼편 통창 천장에 ‘다시 태어나는 광주’를 주제로 미디어아트 영상이 나오는 [캔버스 245]가 있다. 5편의 영상을 볼 수 있고 키오스크 화면에서 디지털 방명록을 작성하면 미디어아트 천장에 메시지를 띄울 수 있다. 건물 유리 통창을 사이에 두고 건물 내부와 대칭되는 건물 바깥 천장에도 같은 영상이 나온다.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기고 싶거나 작은 이벤트가 필요한 분은 이 방명록을 이용해도 좋을 것 같았다. 그 옆으로 1층에서 3층까지 연결된 [피어라 계단]이 올라간다. 각 층에 맞는 의미의 ‘꽃이 피어라’라는 의미가 있다. 로비 오른쪽 안쪽으로는 전일빌딩의 역사를 담은 이미지 월과 빌딩 축소모형을 전시 중인 [전일 아카이브]도 있다. 시간이 있다면 태블릿을 빌려 모형을 보면 AR로 건물 조감이 가능하다. 지하 1층은 과거 ‘전일다방’이 있던 곳으로 레트로 감성을 물씬 풍기는 카페 [245살롱]과 그 안쪽으로 80년대 골목길 담벼락을 배경으로 골목길을 테마로 한 영상과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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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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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라 상징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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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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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살롱


2층은 남도관광센터와 디지털정보 도서관으로 입구에 들어서면 환영 인사로 세계 23개의 언어로 된 이미지월과 ‘오매나’라는 캐릭터가 방문객을 반겨준다. [광주다움(타이포)]이란 광주를 상징하는 단어와 주상절리를 형상화한 이미지월도 있고 원하는 관광지를 검색하면 최단 경로와 관광 정보로 나만의 코스를 완성해주는 검색기가 있다. 이이남 작가의 ‘빛을 만나다’와 ‘빛의 너머로’라는 미디어아트가 360도로 상영되는 [광주360]이 있고, [오매광주]에서는 음식, 축제, 핫플레이스, 관광지라는 네 가지 요소를 미디어 테이블에서 검색할 수 있다. 감지 블록을 미디어 테이블에 올리면 화면에서 블록을 인식하여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 신기했다. 관광지를 VR로 체험할 수도 있고 광주의 역사를 주제별로 볼 수 있는 [광주의 시간]도 있다. 3층에는 시립도서관의 분관으로 [디지털 정보도서관]이 있는데 광주시립도서관 회원이라면 카드를 찍고 들어가 이용할 수 있다. 대관으로 작가와 시민들의 기획전시가 가능한 [시민 갤러리]가 있고, ‘YWCA 교전’과 ‘언론탄압’이란 2개의 코너로 구성된 5·18 당시의 실제상황을 재현한 인형모형과 광주일보의 신문활자가 전시되어있다. 4층에는 시민단체들을 지원하는 NGO센터와 전일생활문화센터가 있는데 다양한 강좌가 있는 문화센터는 따로 홈페이지가 있어 검색과 수강 신청이 가능하다. 이처럼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보고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었다. 기억에 굵직하게 남은 것들만 나열했지만 시간을 갖고 구석구석 둘러보면 신기한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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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다움(타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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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테이블과 감지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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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정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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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언론 실제상황 재현모형


[19800518] 메모리얼 홀



1층에서 미리 약속한 서승희 학예연구사를 만나 10층으로 올라갔다. 리모델링 이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한 결과 이 건물 10층에서 총탄 자국이 발견된다. 5·18 이후 목격자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에서는 부인하던 ‘전일빌딩 안으로 피신한 시민들을 상대로 헬기에서 총을 쐈다’는 이야기가 사실로 증명된 것이다. 탄흔은 빌딩 외벽과 주로 10층에 분포해 있어 리모델링하면서 외벽은 표시 후 보존하고 건물 내 바닥과 기둥의 탄흔들을 그대로 원형 보존 처리 후 유리 스카이 워크를 설치해서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19800518] 메모리얼 홀 / 서승희 학예연구사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이나 「5·18 문화기념문화센터」과 [19800518] 메모리얼 홀이 구별되는 점은 기록관은 관련 기록물이 있고 전일빌딩의 메모리얼 홀은 헬기 사격을 직격탄으로 맞은 곳이라 그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현장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탄흔이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이 10층이었고 그것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그에 대한 설명과 증거,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도록 기획된 전시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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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층 내부 탄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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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희 5·18연구실 학예연구사

9, 10층 두 개 층이 연결된 [19800518]에서는 1980년 금남로와 전일빌딩을 향해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증언을 토대로 구성한 멀티 어트렉션 영상쇼도 볼 수 있다. 당시 거리를 축소한 모형 위로 실제 헬기가 지나가는 것처럼 실감 나는 영상쇼를 보는 5분이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다. VR로 계엄군의 무차별 사격을 가상체험할 수도 있고 여러 자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계엄군의 전일빌딩 점거 이유와 헬기 사격의 배경, 레펠 사격설, 관광호텔 사격설 등 헬기 사격의 진실과 거짓에 대해 밝히고 있다.

[19800518] 메모리얼 홀 / 서승희 학예연구사

“총으로 쏘는 것과 헬기 사격의 의미는 다릅니다. 민간인을 향한 헬기 사격은 민간인 학살이라고 보기 때문에 신군부에서는 헬기 사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탄흔도 있고 증언도 있지만, 신군부 세력은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당시 관련자들도 증언하지 않아요. 증거는 있고 직접 발포한 사람, 발포하게 시킨 사람 등 가해자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들 현장을 보시면 깜짝 놀라시는데 방문하시면 총탄의 흔적 공간을 주의 깊게 보시고 이를 부정하는 거짓 증거 3가지와 그 반박하는 증거를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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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어트렉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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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0518] 내부

5·18 민주화운동과 광주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가짜뉴스와 내외신 기자들의 어록, 당시 사격을 했던 헬기를 축소모형으로 만들어 전시 중이기도 하다. 평일 방문이었는데 가족 단위의 관람객과 마주치기도 했다. 영상을 보고 상주하시는 문화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전시실을 관람하는 모습이 아이들임에도 무척 진지했다.

[19800518] 메모리얼 홀 / 서승희 학예연구사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에는 하루에 200명 정도 방문하시고 5·18주간이 되면 하루 천 명 이상도 관람객이 찾아오셨는데 지금 줄어서 월평균 2천 명 정도 관람객이 방문하십니다. 5·18 민주화운동이 41년이나 지났어도 진상규명이 완전하게 이뤄지지 않고, 헬기 사격 역시 가해자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우리는 현장이나 기록물을 통해서 5·18민주화운동의 진실과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5·18이 뭔지, 언제 어디서 일어났는지 모르는 후세대들도 많습니다. 꼭 한 번 방문해서 현장을 보고 진실을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관람객과 시민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5월의 ‘메이’, 이팝나무의 ‘팝’을 따서 「메이팝」이라는 캐릭터 콘텐츠를 만들었고 인스타그램(아이디: 19800518_mh)으로도 홍보하고 있습니다.”

[19800518] 메모리얼 홀에서는 원형 보존된 탄흔뿐만 아니라 헬기 사격 VR 가상체험, AR 비전으로 보여주는 헬기 사격 현장과 왜곡된 역사를 보여주는 영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골이 되어서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의 영령을 추모하는 엔딩 영상 [에필로그: 뼈와 꽃]도 상영한다. 1980년 당시 나는 아주 어렸던 터라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실제 벌어진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로 당시 자료 사진도 봤고 영상으로 제작된 것도 보았지만 바닥과 기둥에 움푹 파인 당시의 탄흔을 가까이 보는 것은 다른 느낌이었다. ‘우리가 총알이 쏟아지는 그때 그곳에 있었다면?’이란 상상만으로도 등줄기로 찬 소름이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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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메이팝 (@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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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헬기 축소모형


전일마루와 VOC라운지

이쯤 돌아보고 나면 다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쉬어갈 곳을 찾게 된다. 8층에 들어서면 ‘공감 꽃피다’의 타이포로 이루어진 해체형 네온사인 이미지 월이 지친 우리를 반겨준다. 과거 전일방송(VOC)이 있던 위치 일부에 5.18 민주광장과 금남로를 조망할 수 있는 휴게 공간이 만들어져있다. 옆에 카페도 있어 음료수와 간식도 먹을 수 있고 외부로 통하는 통문을 열고 나가면 신문을 찍어낼 당시 있었던 인쇄소 굴뚝을 그대로 보존한 [굴뚝정원]도 있다. 더 넓은 시야와 개방감을 원한다면 옥상으로 올라가자. 옥상 야외 정원에는 예쁜 포토존이 조성되어 있지만, 현재 주변 건물 공사로 대형 크레인이 시야를 막고 있어서 전망대 쪽이 훨씬 경치가 좋다. 멀리는 무등산을, 가깝게는 옛 도청과 상무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금남로를 내려다보는 풍경이 저절로 사진을 찍고 싶을 만큼 멋지다. 스카이 블루 색으로 상징되는 5층에서 7층은 광주콘텐츠허브 기업 공간으로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어 이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층은 다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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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꽃피다 타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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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마루

「전일빌딩 245」는 따로 홈페이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방문 전 정보 검색을 원하신다면 광주광역시 홈페이지 ‘문화, 체육, 관광’ 파트에 가면 주요문화시설 편에서 소개 글을 볼 수 있다.



하루 6번 정해진 시간에 문화해설을 들을 수 있는데 시설안내 부분에서 관람신청 서식을 다운받아 이메일이나 FAX로 방문 1일 전까지 접수를 하면 문화해설사와 함께 더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다.
「전일빌딩 245」는 5·18 민주화운동의 아픈 진실을 가진 장소이기도 하지만 모든 층에 걸쳐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 알차게 들어차 있다. 미디어아트와 방명록, 화면감지 블록, 동작인식 센서를 이용해 명언을 검색하는 인터렉티브존 등의 최신 기술과 41년 전의 탄흔, 인쇄소 굴뚝을 살린 [굴뚝정원], 80년대 감성이 있는 [245살롱]같은 과거의 흔적을 조화롭게 잘 버무려 리모델링이 된 곳이었다. 막바지 기승을 부리는 더위를 피해 에어컨이 시원한 건물로 나들이를 나가거나 가족과 연인, 친구와 시내에 갔을 때 잠시 들러 쉬어가기도 좋은 곳이다. 「전일빌딩 245」가 품은 아픈 진실도 알아가고 층마다 숨어 있는 매력을 만나러 방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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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0518]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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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10층의 탄흔을 모형 제작하여 1층에 전시 중인 기둥


  • 글. 김옥수 mono755@daum.net
    사진. 황인호 photoneverdie@naver.com


    20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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